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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시현
Jan 05. 2025
어린이집 조리사의 업무는 확장될 수 있다
김치의 쓸모
평가인증제와
지도점검이
끝나고
나니
조리실에
도 여유가
생겼다.
나는 원장에게 이제 아이들이 먹을 김치와 깍두기를 담글 테니 스텐김치통 2개만 주문해 달라고 했다.
"힘들지 않겠어요? 지금도 일이 많은 신데..."
"일 사이사이에 끼워 넣으면 할 수 있어요...
파는 김치는 너무 비싸요. 키즈만 붙이면 뭐든
2
배예요."
어른과
달리
아이들은
김치에 대한
기준이 높지 않다. 대체로 좋아하지 않아서 김치라는 시각적 인식과 발효의 맛을 담기만 하면 된다.
나는
여기에 남아도는 과일이나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파프리카 등을 갈아 넣고 양념을 한다.
"니들도 모르는 사이에 파프리카를 먹게 될 거야.
음하하
하."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한통씩
담그
고
사진을 찍어
단톡방에 올렸다.
"
이제
부터 김치는 원에서 직접
담근
걸로 제공되니 부모님들에게도 알려주세요."
아이들의 김치를 직접 담그면서 절약되는 돈을 계산해 보니 대략 매달 15만 원이 되었다.
거기에
,
남는 반의 우유를 모지라는 반으로 옮겨다 주며
(샘들
의 불만 어린 눈총을 받으면서)
버려지는 우유를 줄여 매달 5만 원을
더
아꼈다.
우유는
식단에 주 2~3회 들어 있다.
흰
우유는
롤케이크 시리얼 딸기잼식빵 등 달콤한
간식과 짝꿍일 때만
아이들이
좋아하고
,
한번 뜯은 우유는 다음날 다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버려지는
우유량은
많았다.
또 락토프리 우유를 요청하는
엄마
도 있고,
어떤 엄마는 우유대신 유기농주스로 대체해
주면 안되겠냐고 물어왔다.
급식지원센터의 권장과는 달리
우유에
대한
잡음은
끊이질
않았다.
나는 이번에도 우유가
문제인
가 아니라
우유에 대한 호감과 신뢰의
문제일 거라
생각
했
다.
원장에게
우유의 품질을
업그레이드시키자고 제안했다.
기존의 무항생제 제품에서 동물복지우유로 바꾸고,
6,7세 아이들에겐 개별우유를 제공하자고 했다.
그러면 7세 기준으로 올리는 키즈노트의 식단사진에 동물복지우유가 제공되고 있음을 가정에서도 알 수
있고
, 아이들도 개별우유를
더 선호할 거라고
설명
하였다.
한 번도 고민을 해보지
않
았을 신임 원장에게 나는 좀 더
그럴듯한
얘기를 덧붙었다.
"
동물복지제품을 쓰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가치라고
.
..저
개인적으론 생각해 왔어요
...
.
우리 원이 지향하고 있는 환경에 대한 가치와도
부합하고요
.
"
마지막 내
말이
솔깃한
듯
원장은
흔쾌히
결정을
했다
.
"그렇게 하세요 조리사님."
"
비용이 매달 7만 원 정도 더
들어가는데요...
그건 김치를 담가서 아낀 비용으로 충당이
될 것
같아요."
내친김에 좀 더 밀어붙였다.
급식담당샘에게
우리 원에서 쓰는 식재료에
대해서
부모님들에게
구체적으로
알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
건강한 식재료'나 '좋은 재료'라는 표현대신
우유와 달걀 닭고기는 동물복지인증제품을,
두부와 가공식품은 자연드림 제품을 쓴다고.
다음날 키즈노트의 공지사항에 내가 전한 말과 함께 이미지가
올라왔다
.
호감과 신뢰를 줄만한
괜찮은 그림이
나왔다
.
김치와 우유의 콜라보
어린이집 조리실는 조리사 혹은 조리사와 보조조리사로 단출한 구성이지만 독립된 하나의 부서로서 존재할 수 있다.
조리사는 급식 조리와 주방 관리 외에도
음식과 관련 있는 행사 지원이나 선물준비에도 도움을 줄 수 있고, 아이들과 소통하며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는데 기여할 수 있다.
부모참여수업에서 쿠킹클래스를 진행하거나
급식 모니터링 때에는
부모들과
급식을 함께 먹으며
친밀감을 쌓고
급식에 대한 궁금증과 불안을 해소시켜 나갈 수 있다.
어린이집에서 음식과 관련된 일은 아주 많다.
그리고
음식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주제이다.
조리사가
아이들과 음식을
연결하는
전문가가 된다면
,
어린이집 조리사의 업무는 확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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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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