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황도 11화

복숭아 보다 달달한

- 황도 마지막 회

by 고미젤리

이런 나의 의심을 눈치챘는지, 이모는 고모가 용수와 통화하는 것도 봤다고 이야기했다. 스피커폰이어서 옆에서 숨소리도 못 내고 듣기만 했다는 이모는 마치 자신이 직접 통화한 듯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래서 용수하고 뭐 좀 이야기는 나눴어?”

이런 나의 질문에 이모는 답했다.

“‘회의 중’이라고 바로 끊더라고”

그래도 이모는 용수와 대화라도 나눈 듯, ‘회사에서 잘 나가나 보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하나 보다’라며 듣지도 못한 말을 상상하며 즐거워했다. 그 후로도 내내 이모는 고모에게서 전해 들은 손녀 이야기를 전하며 입꼬리가 내려가질 않았다.


이모는 돈을 보내고 용수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지는 못했다.

사실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제대로 확인도 못 했다고 했다. 하지만 고모가 잘 보냈고 말했으면 그만이라고, 그이 말은 뭐든 철석같이 믿는 이모였다. 어쩌면 돈을 보냈다는 마음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뭐라도 줄 수 있는 엄마여서 참 다행이라고 이모는 뿌듯해했다. 나는 고모에게 이체 내역서라도 보내달라고, 용수와 통화 내역, 주고받은 문자라도 확인하고 싶다 전하고 싶었지만,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이모에게 내가 뭘 따질 수 있을까?

나에게 황도를 주며, 맛있게 먹으라고 말하던 이모의 눈빛을 기억하는 내가.

나는 진짜 복숭아보다 더 달고 말랑말랑했던 황도를 꿀꺽 삼키듯, 그냥 말했다.


“그래. 잘했네. 진짜 잘됐어.”

keyword
이전 10화고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