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츠심 Aug 25. 2021

친해지고 싶은 프리랜서 언니

신예희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위하여> 책 리뷰


제목은 참 중요하다. 책을 고를 때도, 음악을 들을 때도 한 줄의 제목으로 그것을 시작할지 말지 정해진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오로지 제목이다. 목차나 도서 소개는 보지 않았다. 그저 강렬하게 와닿는 제목이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나는 지속가능한 반백수 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이기에 구미가 당길 수 밖에.


이 책은 20년 차 프리랜서의 이야기로, 나보다 인생을 더 살아온 언니가 시원시원하게 조언과 위로를 해준다. 딱 친해지고 싶은 언니다. 언니의 생활밀착형 조언에 지난날 회사생활들이 많이 떠올랐다.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어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남았고 결국 가까운 지인들에게 책을 추천했다. 나만 보기엔 아까운 책이다. 좋은 건 나눠야지.


프리랜서의 삶은 직장인의 삶과 크게 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단지 출근할 회사와 동료가 없다는 게 다를 뿐 우리는 모두 일을 하는 사람이다. 프리랜서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현실을 바라보게 되었다. 생각보다 외롭고 고독할 수 있겠다 생각하니 벌써 쓸쓸하다. 그 쓸쓸함을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아직 어떤 삶이 나와 더 잘 맞을지 모르겠다. 해봐야 알겠지. 아마도 일을 시작하는 시점에 이 책을 다시 들여다보게 될 것 같다.



어떤 책은 몇 번이고 되돌아가 뜻을 이해하느라 한 장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어려운 내용 때문일수도 있고 어려운 문장 때문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그런 책은 선호하지 않는다. 책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이 부분은 책과 거리를 두게 하고 책 읽는 행위가 어렵다고 느끼게 한다. 많은 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책이라고 할지언정 나에겐 좋은 책이 될 수 없다.

이 책은 글의 소재도 좋았지만 사실 가장 좋았던 건 작가의 문체였다. 쉬운 문장과 다소 직설적인 표현이 좋았다. 한 번에 딱딱 쉽게 읽히는 문장들이 속도감을 더해 이틀이 지나기도 전에 다 읽었다. 쉽게 읽히는 탓에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막힘없이 쭉 읽었다. 오랜만에 느껴진 이 쾌감은 서둘러 다른 책을 찾게 했다. 쓸데없이 감성적이지도 않고 필요 없는 말을 길게 늘여놓지도 않았다. 시원하고 담백하다.


책을  읽은  갑자기 궁금해졌다.  사람은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글을 썼는지.  마음대로 머릿속에 그려놓은 작가의 모습이 실제와 비슷한지 확인하고 싶었다. SNS 통해서  작가의 모습은  상상과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재밌고 유쾌하다는 점은 동일했다. 한참을 그녀의 SNS에서 빠져나올  없었다. 어느새 팔로우를 하고 서둘러 빠져나왔다. 작가의 책에서 느꼈던 강력한 흡입력을 SNS에서도 느끼게  줄이야. 흠칫 놀랐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팔월 둘째 주 독서 기록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영감은 오고 간다. 슬럼프도 오고 간다. 온갖 칭찬 가득한 댓글도 오고 간다. 어서들 오시고, 안녕히들 가시라며 잘 다루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다음을 상상하고 기다리기가 어려워진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언제까지나 즐겁기를 바란다. 그래서 내게서 다시 멀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잘 풀리는 날이나 그러지 않은 날에도, 지치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게.
우리는 우리 작품의 '창조자'이자 최초의 '관객'이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것을 좀 더 좋아해도 된다. 선 하나 잘못 그었다고, 문장 끝맺음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그걸 몽땅 부정하지 말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