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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츠심 Aug 31. 2021

그만두면 편해지는 습관들

이치다 노리코 <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 책 리뷰

이번 책의 작가 또한 프리랜서이다. 지난주에 이어 또 프리랜서의 글을 읽게 되었다. 의도한 건 아닌데 그렇게 되었다. 프리랜서 작가라는 점이 같아서일까? 책을 읽는 내내 지난 독서의 연장선의 느낌이 강했다. 다만 신예희 작가는 친해지고 싶은 프리랜서였지만 이치다 노리코 작가는 친해지고 싶은 느낌은 아니었다. 뭐랄까. 나랑은 결이 다른 사람이라 친해지기 쉬운 유형이 아닐뿐더러 취향이 많이 다른 사람이다. 너무 많이 달라서 선뜻 친해지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 사람. 그런 사람인데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게 조금 흥미로웠다. 내 주제에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고 있다. 웃기지도 않다 증말.


한수희, 김혼비, 이유미, 신예희 작가의 미니 에세이가 각 파트별로 한 편씩 수록돼있다. 미니 에세이라더니, 정말 미니 했다. 생각보다 짧은 분량에 아쉬움이 컸다.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문체는 나를 독서로 이끈다. 그 아쉬움은 작가의 에세이를 장바구니에 담는 걸로 끝냈다. 이렇게 읽을 책은 자꾸만 늘어난다. 그래서 좋다는 의미.


개인적으로 번역본을 선호하지 않아 주로 우리나라 작가의 책을 읽는다. 편향된 독서 취향이지만 바꿀 생각은 없다. 이상하게도 번역본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덜 와닿는 느낌이 강하다. 우리나라 작가의 글은 옆에서 친근하게 읽어주는 느낌이라면, 외국 작가의 글은 AI가 딱딱하게 읽어주는 느낌이다. 뭔가 요상하게 느껴지는 어색함이 있다. 선호하지 않는 번역본이라 읽을까 말까 고민했지만 뭘 그만두었는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이래서 제목이 중요하다.



이 책은 제목이 아주 큰 궁금증을 유발한다. 어른이 되어 그만둔 것? 뭘 그만뒀을까? 뭘 그만뒀길래 책까지 냈을까? 궁금했다. 그 답은 책을 전체 다 읽지 않아도 어렴풋이 알 수 있다. 친절하게도 목차에 답이 있다. 작가는 일, 인간관계, 일상, 스타일에 관련된 34개의 습관을 그만두었다. 그만 두기 쉬운 습관도 있지만 마음을 굳게 먹어야 그만 둘 수 있는 습관도 있다. 결점 고치기나 칭찬을 기대하는 마음, 인생의 정답 찾기를 그만두기와 같은 것들은 쉽게 헤어질 수 없는 습관들이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아 어려운 일일까? 시간이 지나 조금 더 어른이 된다면 가능한 일일까? 의문이 들었다. 언젠가 알게 되긴 하려나요?


이 책의 목차는 버려야 할 습관 체크리스트처럼 보인다. 그만두면 몸과 마음이 편해지는 34개의 습관. 우리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얽매여 자신을 피곤하게 한다. 애써서 하는 일이 많다. 대표적으로 내가 그렇다. 참 피곤하게 산다. 잘 정리된 체크리스트를 보며 그만두고 싶은 습관에 밑줄을 쳐봤다. 덜 피곤하고 싶으니까.


'쓸데없이 열심히', '조금만 더', 혼자 도맡아 하기를 그만두기.

남들의 의견에 묻어가기, 하루의 반성을 그만두기.

자유분방한 소비 습관, 중요한 일 앞두고 쇼핑하기를 그만두기.


일단  7가지의 습관을 그만두기로 했다.  문단에서 언급한 결점 고치기, 칭찬을 기대하는 마음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아직은 어려울  같다. 부족한 결점을 채움으로 나는 성장한다. 칭찬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만두면 꽤나 홀가분하게 편해질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아직은 유지하려고 한다. 애써서 하는 일은 오래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니 애쓰지 않기로, 무리하지 않기로.



팔월 셋째 주 독서 기록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누군가와 똑같이'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누군가와 똑같아야 해'라는 생각이 거꾸로 나를 속박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안목과 기준으로 고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인생 후반은 내 안에서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는 설렘을 즐겼으면 합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그렇게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다 보면 결국 티가 나게 마련이에요.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상대방에게 맞춰서 "나도 좋아해!"라고 아무리 말해본들 정말로 좋아하는 마음이 없는 한, 불이 붙어서 활활 타오르지 못하거든요.
게다가 그렇게 거짓말을 하다 보면 스스로 소모됩니다. 진짜 마음을 숨기고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 것에 "좋네요" 하고 맞장구치는 삶을 되풀이하다 보면, 과연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무언인지조차 알 수 없게 돼요. 끊임없이 남을 기준으로 맞추며 살다 보니 자신이 가진 잣대의 눈금조차 읽지 못하게 되는 거지요. 그러면 100의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50만으로 사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인간은 해본 적이 없는 일만 맞닥뜨리게 됩니다. 한 번밖에 살지 못하니까요. 모두 처음이자 한 번뿐인 인생을 연습 없이 살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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