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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군 Jul 13. 2020

‘아모르파티’의 위로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할 때 의도치 않은 곳에서

나를 위로해주는 순간이 있다.


매주 금요일 8시 20분 수많은 예능 중에서

'맛있는 녀석들'을 챙겨본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단순한 프로그램이지만,

문세윤, 김민경, 김준형, 유민상 4명의 연예인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야식의 유혹을 참아야 하는 혹독한 훈련이기도 하다.)


지난주 방송에서는 '전국 노래자랑'을 패러디한

'전골 노래자랑' 특집이 진행됐다.

(노래자랑 점수가 가장 낮은 한 명이 한 입만~:0)


평소처럼 침대에 누워 시청하다가

민경 장군이 '아모르파티'를 부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는 이미 알고 있던 노래였다.

몇 년 전부터 다양한 예능에 나오며

노래의 흥과 영향력은 익숙한 상태였다.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김연자 누님


지난 금요일 저녁 또한

'아모르파티'는 흥겨운 리듬의 노래였지만,

자막으로 나오는 가사를 읊조리니

또 다른 감정으로 전해졌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 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파티~


흥 많은 노래라고만 생각했는데,

가사는 지금 딱 내 상황을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초록창에 '아모르파티'를 검색해보니

그동안 이 노래에 대한 오해를 가지고

듣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제목부터 흥겨운 EDM 트로트니까

아모르파티(Party)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모르파티(Amor Fati)였다.


Amor Fati, 네 운명을 사랑하라
- 니체



인생에서 찾아오는 모든 순간을 사랑하라.
운명에 굴복, 순응, 도피하지 말고
삶의 주체로써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자.




요즘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의도치 않고 놀라운 사건들이 벌어진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 기분이 우울해진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생각만큼 진척이 없다면

침울한 감정은 더욱 깊어지는 것 같다.


고요한 공간 속 나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는 기분이라면

TV, 라디오, 유튜브 등 무엇이라도 틀어보자.


흥이 넘치는 노래에 가사에서

잘 보지 않던 드라마의 대사 속에서

누가 툭하고 던진 한 마디에서

우연히 나를 위로해주는 순간이 찾아올 수 있으니까.


지금은 트로트 붐이라 좋지만, 우리 때는 히트 치기 힘들었다. 너무 조급하게 하지 말고, 자기가 자기 실력을 믿고 좋은 결과가 있을 때까지 열심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 김연자, 아침마당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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