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일에서 시작한다
대대적인 사업 아이템 변경(피봇)을 결심하고
브랜드 네이밍을 정하는데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첫 사업이기에 너무 힘을 주려고 했는지,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사람들 뇌리에 확 꽂히는
직관적인 네이밍을 할까?
자연스럽게 서비스가
연상되는 네이밍을 할까?
귀엽게? 고급스럽게? 한글로? 영어로?
하루에도 수백 번씩 생각이 왔다 갔다
내 기분도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다.
쉽사리 '딱 이거다'라는 결정을 할 수 없었기에
시간을 끌수록 몸과 마음은 지쳐갔다.
그러다 문득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좋자고 시작한 일인데,
내가 좋아하는 콘셉트로 브랜딩을 해야지!
그런데 나는 어떤 콘셉트를 좋아하더라???
내가 생각하는 사업은 고객(또는 소비자)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돈을 버는 행위이다.
고객이 많아야 이익 창출이 높아지기 때문에
많은 기업에서 타깃 고객을 분석하고
그에 맞춘 상품기획 및 마케팅 등이 진행된다.
하지만 이제 막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사업의 방향성조차 없는 사람에게
고객 분석은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고객 분석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창업자 자신에 대한 탐구가 우선이다.
블루오션, 레드오션 등 어떤 사업을 시작하든 간에
창업자의 철학 및 가치는 사업에
가장 많이 반영된다.
나이키, 애플 등 굵직한 기업들 또한
창업자의 뚝심(고집?)이 있었기에
현재의 위상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카페를 창업한다고 가정해보자.
그 공간은 당신의 모습이 다분히 투영될 것이다.
당신은 미래지향적인 콘셉트를 선호하는데,
시장에서 조선시대 콘셉트가 유행이라고 동업자가
시골집 콘셉트로 카페 인테리어를 바꾼다면?
동업자와 크게 한 판 싸우거나,
그 카페에서 일할 기분이 안 날 것이다.
돈을 많이 번다고 그 상황이 해결될까?
(어느 정도 타협하겠지만, 영원히 그곳에 있진 않을 것이다.)
내가 시작하는 일이기에 나의 줏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창업자의 철학과 가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많다면
사업은 금세 성공 가도에 오를 것이고,
공감하는 사람이 정말 극 극소수이거나 아예 없다면
버티고 버티고 버텨서 다수가 될 때까지
기다리던가 접어야 하는 사업이다.
(성공의 타이밍은 아무도 모른다.)
즉,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나를 탐구하는 것'이 창업의 포인트이다.
평소 자신에 대한 관심이 없는 상태에서
'나를 탐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오랜만에 옥스퍼드 노트를 펼치고
장단점,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등
몇 시간 고민 고민하며 적어 내려 가도
‘지금까지 내가 뭘 하건가’ 현타가 찾아온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찾아나가야 할까?
그 물음의 답을 나는 유튜브에서 찾았다.
올해 초 지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모춘TV’라는 새로운 유튜버 채널을 알게 됐다.
모춘은 네이버의 디자이너로 근무하다가 퇴사하고
브랜딩 업체? 의류업체? 무엇이라 정의할 수 없는
모빌스그룹(모베러웍스)의 대표이자 유튜버이다.
처음에는 한 사람의 퇴사와 창업과정을
단순한 재미로 시청하던 콘텐츠였는데,
창업을 준비하면서 몇 번씩 돌려보기를 반복했다.
(모춘님, 제가 유튜브 광고수익에
작은 도움드렸습니다.ㅋ)
유튜브 속 모베러웍스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와
고군분투하지만 자신의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창업의 의지를 굳혔다.
평소에도 브랜딩에 관심이 많았지만
내 사업을 위한 브랜딩 방법론에 대해서는
무지했기에 모베러웍스 콘텐츠는 큰 도움이 됐다.
특히 '누브랜딩 키트' 발행 소식을 접하고
누구보다 빠르게 사전 구매를 신청했다.
(썸머도 같이 하기 위해서 2개를 구매!)
브랜딩 전문가들이 제작한 키트를 이용하면
혼자만의 복잡 난해한 생각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을 탐구하는 방법에 정답은 없다.
지금의 내 모습을 정의한다고 해도
인생은 변주곡이기에 며칠 뒤 또는 몇 개월 뒤
내 생각과 가치는 변해있을 수 있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면
브랜드 방향성으로 고민이라면
현재 사업의 방형과 내 가치의 괴리감을 느낀다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나 자신을 한번 되돌아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