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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 시골에서 창업합니다만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도시가 아닌 서울에서 창업하는 이유

by 심군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창업을 하기에

아쉬운 점이 많다.

(이 글에서 시골은 도시 외 지역을 뜻합니다.)


서울 인구 약 1,000만 명

홍성 인구 약 10만 명

홍성 20대~40대 인구 약 3.5만 명


도시에 비해 인구수도 밀리는데,

그만큼 인프라도 부족한 편이다.

그나마 홍성에는 내포신도시가 있어서 인구가 좀 많은 편이다


지하철은 상상의 동물이며,

버스는 1시간에 1대 정도?

(끈기 있게 기다리는 자만이 버스를 탈 수 있다.)

서울처럼 버스 어플이 있다면 좋으련만

버스정류장에 붙은 배차 표가

버스 도착시간을 알 수 있는 가장 최첨단 기술이다.


밤 10시가 되면

대부분의 가게는 문을 닫고

골목골목에는 깜깜한 어둠이 내려앉는다.

(읍내에 새벽까지 하는 술집도 몇 곳 없다.)


읍내에 영화관이 있다면

그나마 문화활동이 번성한 지역이다.

도시의 불금은 사람들로 바글바글 하겠지만,

시골의 불금은 차분하고 한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창업을 선택했다.


도대체 왜?


이 글을 쓰기 전에는

도시보다 시골이 매력적인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가고 싶었는데,


음......


아무리 생각해도 시골이 도시보다

그렇게 거창한 좋은 곳도 아니고

공감대도 부족할 것 같아서

내가 시골에서 창업한

이유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아침 공기부터 서울과 다르다




(1) 삶의 터전


홍성으로 이사온지 3년이 훌쩍 지났다.

돌연 귀촌을 선택하고 시골살이를 하고 있지만,

(우리 집은 읍내에서 차로 30분이 걸린다)

시골로 내려온 것에 후회는 없다.

현재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고

앞으로도 도시로 돌아갈 생각이 없기에

시골에서 창업을 선택했다.

우리 부부는 시간 날 때마다 틈틈히 농사를 짓는다


(2) 부재는 또 다른 기회


시골은 많은 것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를

조금만 바꿔 보면 그만큼 기회가 많다는 것이다.

도시는 작은 지역 안에서 무한 경쟁체재이지만,

시골은 도시에 비해 경쟁이 덜 하다.


레드오션 사업이라고 하더라도

단 하나의 차별화된 강점이 있으면

지역사회에서 금세 입소문이 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 부분은 시골과 도시할 것 없이

창업자가 늘 고민해야 할 부분이겠지만)


홍성에도 이미 많은 카페가 운영 중인데,

카페를 창업한다고 해도 홍성군 인구의

0.1%가 방문한다면 서울에 비해 대박은

아니라도 나름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관광객까지 사로잡는다면 금상첨화겠지.

홍성에도 맛집, 이쁜 카페도 많다


(3)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시작하면서 대출을 받고 싶지 않았다.

창업이란게 자금력 싸움이라고 말도 하지만

내가 수습할 수 있는 범위에서 도전하고 싶었다.

대출이 마냥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나중에 빚 갚는다고 허덕이고 싶지 않았다.


위와 같은 전제조건에서 시골은 도시보다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서울 부동산은 보증금, 권리금, 임대료 때문에

필수적으로 대출을 끼고 창업을 하는데

시골은 잘 찾아보면 좋은 가격에

좋은 자리가 가끔 있다.

비싼 곳은 서울 못지않게 비싸다;;

옛 단독주택도 카페로 개조하면 이쁠 것 같은데


글을 마무리하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한편으로 아직 자리도 못 잡은 초보 창업자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적는 게 웃긴 것 같다.

지금 시작한 사업이 잘 안 풀린다면

도시의 위대함을 뼈저리게 느끼겠지만...

그보다 악조건을 뚫고 시골에서 잘 자리 잡아서

도시보다 시골이 좋다는 점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창업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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