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스우파에 이어서 올해 스맨파까지 이 프로그램이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각 크루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실력은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출중하다. 하지만 각 크루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역사가 다르다. 춤에 대한 각 크루의 신념과 가치관이 각자의 장르로 또는 스타일로 그 크루를 대표하는 특징이 된다. '춤'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지만(동종 업계 종사자) 각자의 정체성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고 이는 대중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좋은 방송소재이다.
하지만 결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일관된 '정체성'이다.
내가 이 사업을 바라보는 가치, 신념, 방향성, 표현방식 등 소비자들에게 일관된 방식으로 사업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는 소비자가 내 사업을 보다 획일적으로 쉽게 이해하는 밑거름이 되고, 팬덤이 생기는 초석이 된다고 생각한다.
뱅크투브라더스, 어때, 프라임킹즈는 각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팀이었지만, 장르적인 특징으로 상대적으로 대중들에게 생소했던 크루였다. 하지만 이번 스맨파를 통해서 그들이 춤을 대하는 태도, 노력하는 모습, 스토리가 보이면서 더 많은 팬덤을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또한 스맨파 역대의 유행어 '디기디기딕 갱갱갱' 같은 경우에도 저스트절크가 지금까지 추구하고 있는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올해 최고의 밈으로 재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만약 위 크루가 대중의 인기를 더 얻고자 갑자기 장르를 바꾸거나 스타일을 변형하는 퍼포먼스를 했다면 지금의 모습은 없었을 것 같다.
세미파이널에서 비-'Domestic' 안무 창작 미션이 진행됐다. 역시나 각 크루들은 멋진 무대를 준비했다. 각 무대를 피드백하는 비의 반응으로 '저스트절크가 선택받겠구나' 싶었는데,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자기가 가장 안 출 것 같다고 이야기한 '위댐보이즈'를 선택한 것이다. 위댐보이즈는 본인들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자유분방한 무대를 보여줬는데, 이 전략이 통했다.
비는 연예계에 정점을 찍었던 가수이자 자신의 스타일도 확고한 아티스트인데... 결과가 나오는 순간 많이 의아해했지만, 선택이유를 듣고 그가 왜 정점에 섰던 가수였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나는 대중가수라 같이 노는 걸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이 흐느끼며 노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위댐보이즈 빼고 웃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들어가서 놀고 싶었다. 그럼 다 한 거 아닌가"
가수의 앨범, 회사의 제품 등 이것을 소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대중이다. 내가 만족하는 결과물이 아니라, 소비자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창업(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위에 말한 '정체성'과 '대중성'이 뻔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막상 쉽지 않은 영역이다. 내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중들이 인지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 알 수 없고, 대중들의 트렌드는 수시로 변화한다. 또 내가 분석한 대중의 시각과 실제 소비자의 괴리감이 있을 수 있고,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서야 주목될 수 있기에(비의 깡처럼) 함부로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 사업 및 브랜드의 정체성을 정립하여 방향성을 잡고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오랜만에 너무 재미있게 시청한 스맨파가 오늘 마지막 회라는 사실을 듣고,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부랴부랴 글을 써봤습니다. 오랜 기간 한 분야에서 열정을 가지고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스맨파 모든 댄서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방송 특성상 순위를 겨뤄야 하기에 더 치열하고 독하게 비친 부분도 있겠지만, 순위와 승패를 떠나서 앞으로도 멋진 모습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