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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맨파와 창업의 연관성

by 심군

평소에 경연 및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편이 아닌데, 이번 스트릿맨파이터(스맨파)는 몇 주 동안 푹 빠져서 시청했다.(뒷북이지만 작년 스우파까지 늦게나마 챙겨 봤을 정도이다.)


매주 각 크루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감탄하면서 봤는데, 스맨파를 보면서 그들의 노력과 무대 그리고 대중들의 평가까지 꼭 창업(사업)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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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크루의 정체성


작년 스우파에 이어서 올해 스맨파까지 이 프로그램이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각 크루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실력은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출중하다. 하지만 각 크루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역사가 다르다. 춤에 대한 각 크루의 신념과 가치관이 각자의 장르로 또는 스타일로 그 크루를 대표하는 특징이 된다. '춤'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지만(동종 업계 종사자) 각자의 정체성 때문에 '갈등'이 발생하고 이는 대중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좋은 방송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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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일관된 '정체성'이다.


내가 이 사업을 바라보는 가치, 신념, 방향성, 표현방식 등 소비자들에게 일관된 방식으로 사업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는 소비자가 내 사업을 보다 획일적으로 쉽게 이해하는 밑거름이 되고, 팬덤이 생기는 초석이 된다고 생각한다.


뱅크투브라더스, 어때, 프라임킹즈는 각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팀이었지만, 장르적인 특징으로 상대적으로 대중들에게 생소했던 크루였다. 하지만 이번 스맨파를 통해서 그들이 춤을 대하는 태도, 노력하는 모습, 스토리가 보이면서 더 많은 팬덤을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또한 스맨파 역대의 유행어 '디기디기딕 갱갱갱' 같은 경우에도 저스트절크가 지금까지 추구하고 있는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올해 최고의 밈으로 재탄생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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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위 크루가 대중의 인기를 더 얻고자 갑자기 장르를 바꾸거나 스타일을 변형하는 퍼포먼스를 했다면 지금의 모습은 없었을 것 같다.



결국은 대중성?


세미파이널에서 비-'Domestic' 안무 창작 미션이 진행됐다. 역시나 각 크루들은 멋진 무대를 준비했다. 각 무대를 피드백하는 비의 반응으로 '저스트절크가 선택받겠구나' 싶었는데,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자기가 가장 안 출 것 같다고 이야기한 '위댐보이즈'를 선택한 것이다. 위댐보이즈는 본인들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자유분방한 무대를 보여줬는데, 이 전략이 통했다.


비는 연예계에 정점을 찍었던 가수이자 자신의 스타일도 확고한 아티스트인데... 결과가 나오는 순간 많이 의아해했지만, 선택이유를 듣고 그가 왜 정점에 섰던 가수였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나는 대중가수라 같이 노는 걸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이 흐느끼며 노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위댐보이즈 빼고 웃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들어가서 놀고 싶었다. 그럼 다 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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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앨범, 회사의 제품 등 이것을 소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대중이다. 내가 만족하는 결과물이 아니라, 소비자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창업(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위에 말한 '정체성'과 '대중성'이 뻔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막상 쉽지 않은 영역이다. 내 브랜드의 정체성을 대중들이 인지하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 알 수 없고, 대중들의 트렌드는 수시로 변화한다. 또 내가 분석한 대중의 시각과 실제 소비자의 괴리감이 있을 수 있고, 지금은 아니지만 나중에서야 주목될 수 있기에(비의 깡처럼) 함부로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 사업 및 브랜드의 정체성을 정립하여 방향성을 잡고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오랜만에 너무 재미있게 시청한 스맨파가 오늘 마지막 회라는 사실을 듣고,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부랴부랴 글을 써봤습니다. 오랜 기간 한 분야에서 열정을 가지고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스맨파 모든 댄서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방송 특성상 순위를 겨뤄야 하기에 더 치열하고 독하게 비친 부분도 있겠지만, 순위와 승패를 떠나서 앞으로도 멋진 모습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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