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친구 부부가 충청남도 홍성에서 귀농귀촌 생활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마침 자연농법으로 모내기를 한다고 하여 주말을 통해 홍성에 방문하기로 했다. 1박 2일 짧았지만, 강렬했던 홍성 여행과 모내기 체험을 사진에 담았다.
충청남도 홍성은 생각보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용산역(또는 영등포역) 기차로 2시간, 고속터미널에서 버스로 2시간이 소요된다. 홍성으로 내려가는 기차 안, 창밖에 넓은 논과 밭을 보며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탁 트인 자유로움을 느꼈다.
도서관 옆으로는 주인없는 책방과 베이커리가 운영되고 있다.
열심히 동내를 구경하고 있는데, 친구 첫째 아들 '울림이'가 황급히 뛰어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고사리같이 작은 울림이 손안에는 울퉁불퉁 못생기 '오디'가 두 알 있었다. 삼촌과 이모 나눠주려고 뛰어왔다고 한다. 서울에서 봤다면 그냥 지나쳤을 열매겠지만, 6살 꼬맹이가 선물해준 아직 덜 익은 오디의 맛은 새콤달콤했다. 6살 꼬맹이가 나보다 열매, 식물, 곤충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다.
베이커리에서는 우리 밀로 만든 빵과 식재료를 팔고 있었는데, 조카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아이스크립을 사주는 강수를 두었다. (하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첫날은 간단하게 홍성을 돌아보고, 친구 집으로 갔다. 6살, 3살 친구들과 놀아주다 보니 저녁 시간이 훌쩍 넘었다. 모내기 하기 전에 애들을 돌보다가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였다. (어머니들의 대단함을 새삼 다시 느꼈다.) 저녁을 먹고 막걸리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날 아침 8시 도시락을 쌓고 집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논으로 향했다. 도착해보니 올해 풍년을 기원하는 풍물놀이가 진행되고 있었다. 하얗게 옷을 맞춰입고 징, 장구를 치는 모습이 푸른 하늘과 겹쳐지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 논은 다른 논과 다르다. 흔히 교과서에서 보는 물로 가득찬 논이라기 보다, 오히려 밭에 더 가깝다. 이 논의 경우 약 100평의 논을 몇몇이 공동으로 빌려서 사용하는데, 무농약, 무흙갈이, 무풀뽑기를 기초로 자연농법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밭처럼 생긴 곳애 논을 심으면 나중에 물이 더 차오른다고 한다.
우리에게 할당된 땅은 약 20평 정도였다.
점심은 공원 정자에 모여 함께 식사를 했다. 십시일반 반찬을 쌓왔는데, 메뉴가 엄청 다양하다.
실질적으로 모내기를 4시간 밖에 하지 못했지만, 자연농법과 귀농귀촌...그리고 육아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주말이었다. 다음에 수확철에 다시 방문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