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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군 Dec 10. 2017

지구에 꽂은 빨대를 빼야할 때

다큐 'Final Straw(자연농)'을 보고

최근 '삶'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이 늘었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

매번 반복되는 질문에 답은 얻지 못한채,

나태해져가는 나의 모습이 연약해보였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

혹은 무료한 삶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기 위해

빌딩 숲으로 둘러쌓여있는 서울 한 복판에서

작지만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 살아가면서

도시에서 흙을 만져본 기억은 놀이터가 전부였다.

(지금 아이들은 놀이터에 가도 흙을 만질 수 없어 안타깝지만)


도시 한복판에서 흙을 만지며

작물을 키우고, 수확하고, 먹을 것이라고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텃밭에서 처음 흙을 만진순간

나도 모르게 안정감을 느꼈다.


그렇게 6개월이 흐르면서

토마토, 감자, 고추, 상추, 들깨

배추, 무, 당근, 갓, 토란 등등

소량의 작물을 자급자족하면서

우리가 먹는 식품과 자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의 먹거리, 농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리저리 흘러가다가


도서 "불안과 경쟁없는 이곳에서"에 대해 알게됐다.

이 책에서는 "자연농"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자연농이란 풀과 벌레가 공존하는 농사방식으로

무농약, 무퇴비, 무비료, 무땅갈이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농사가 아니라,

자연과 시간으로 키우는 농사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다큐 'Final Straw(자연농)'을 제작하며

인터뷰했던 내용을 근간으로 만들어졌는데,

자연농뿐만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에서

인간은 언제부터 만물의 영장이 됐는가?


지구의 주인을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위대한 자연 앞에서 우리는 하나의 존재일뿐이다.


인구가 늘어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먹기살겠다는 핑계로

새로운 농법,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농법을 시작했다.


경쟁은 그 변화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촉진시켰다.



하지만, 그 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생태계는 균열이 발생했고

식량난에 굶어죽는 사람은 여전히 존재한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편리함을 추구할수록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있는

자연은 조금씩

붕괴되고 있다.


눈 앞에 보이지 않기에 오늘도

그 중요성을 잊어버리고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저마다 역할을 가지고 살아가듯이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게도 역할이 있다.


이 가치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고 사소한 관점의 변화가

또 다른 변화를 가지고 오기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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