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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군 Apr 20. 2018

'퇴사'라는 단어의 무거움

서울생활 30년,

시골생활 2개월차

돌고도는 직장생활에 대하여



12월 초 퇴사를 결심한 후 

인사 담당자, 대표와 면담을 진행하고

1월 초에 퇴사하기로 결정됐다.


공식적으로 퇴사가 확정된 것이다.

하지만, 직장동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퇴사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입 밖으로 ‘퇴사'라는 단어를 내뱉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입사와 퇴사


두가지 모두

좀 더 나다운 인생을 살기 위해

직접 선택한 일이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전해지는 온도가 다르다.


입사가 새로 시작하는

긍정적인 기운이라면,

퇴사는 무엇인가 마무리 하는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나는 떠나지만,

지금 회사를 잘 다니고 있는

주변 동료들에게 부정적인

기운이 전달될까봐

더욱 입조심을 하게 된다.


(그러나, 소문은 순식간에 번지기 마련이다.)


나 곧 퇴사해요.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면

주변 사람들은 그동안 수고했다며

격려와 응원을 해주지만,


한편으로는 어마어마한

질문공세를 받는다.


신기하게도 질문하는 사람은 

각기 다르지만,

질문 내용은 비슷하다.


잘 다니던 회사는 왜 퇴사해?
이직할 곳은 정해졌어?
퇴사하고 뭐 할꺼야, 할 건 있어?


안쓰러운 시선으로

인사치레로 툭툭 던지는 질문들이다.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나를 많이 걱정해주는 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기대했던 것 이상의 

답변을 듣지 못하면

오히려 퇴사하는 나를

한심한 듯 바라보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퇴사에 대해 말하기가 가장 어려웠다.)


때론

수많은 질문공세에

기계적으로 답변을 하면서

내가 처한 상황을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데,

이 때 멘탈이 가장 많이 흔들린다.


아...괜히 퇴사하나?


잘 다니는 회사 그만두는게 뭐 어때서

퇴사 후 아무것도 안하는게 뭐 어때서

이직할 곳이 정해져 있지 않은게 뭐 어때서


완벽하게 준비된 퇴사가 존재할까?


퇴사의 시작은 결심이다.


오늘도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이라면


퇴사, 

그 단어의 무거움을

기억하자


마그리트 - 피렌체 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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