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생활 30년,
시골생활 2개월차
돌고도는 직장생활에 대하여
12월 초 퇴사를 결심한 후
인사 담당자, 대표와 면담을 진행하고
1월 초에 퇴사하기로 결정됐다.
공식적으로 퇴사가 확정된 것이다.
하지만, 직장동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퇴사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입 밖으로 ‘퇴사'라는 단어를 내뱉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입사와 퇴사
두가지 모두
좀 더 나다운 인생을 살기 위해
직접 선택한 일이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
전해지는 온도가 다르다.
입사가 새로 시작하는
긍정적인 기운이라면,
퇴사는 무엇인가 마무리 하는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나는 떠나지만,
지금 회사를 잘 다니고 있는
주변 동료들에게 부정적인
기운이 전달될까봐
더욱 입조심을 하게 된다.
(그러나, 소문은 순식간에 번지기 마련이다.)
나 곧 퇴사해요.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면
주변 사람들은 그동안 수고했다며
격려와 응원을 해주지만,
한편으로는 어마어마한
질문공세를 받는다.
신기하게도 질문하는 사람은
각기 다르지만,
질문 내용은 비슷하다.
잘 다니던 회사는 왜 퇴사해?
이직할 곳은 정해졌어?
퇴사하고 뭐 할꺼야, 할 건 있어?
안쓰러운 시선으로
인사치레로 툭툭 던지는 질문들이다.
처음에는 이 사람들이
‘나를 많이 걱정해주는 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기대했던 것 이상의
답변을 듣지 못하면
오히려 퇴사하는 나를
한심한 듯 바라보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퇴사에 대해 말하기가 가장 어려웠다.)
때론
수많은 질문공세에
기계적으로 답변을 하면서
내가 처한 상황을 스스로 돌아보게 되는데,
이 때 멘탈이 가장 많이 흔들린다.
아...괜히 퇴사하나?
잘 다니는 회사 그만두는게 뭐 어때서
퇴사 후 아무것도 안하는게 뭐 어때서
이직할 곳이 정해져 있지 않은게 뭐 어때서
완벽하게 준비된 퇴사가 존재할까?
퇴사의 시작은 결심이다.
오늘도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이라면
퇴사,
그 단어의 무거움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