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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군 Sep 12. 2018

대장이와 꼬맹이를 도와주세요

강아지를 키우지 않지만,

강아지를 매우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최근 저에게 큰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이웃집 강아지인데요.

왼쪽부터 대장이(흰), 꼬맹이(바둑)

최근 시골에 작은 마을로 이사를 했습니다.

첫날부터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던 두 친구입니다.


인기척이 나면 꼬리를 흔들며 쫄래쫄래 따라오는데요. 쓰다듬어 주려고 손을 내밀면 잔뜩 겁먹은 얼굴로 멀찍이 거리를 둡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 친구들인가?


어느날 옆 텃밭에 묻어 놓은

음식물 쓰레기를 파먹는 모습을 보고

마을의 떠돌이 개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나를 반겨주는 모습이 귀여워 마트에서 간식을 사서 조금씩 주기도 했습니다. 유튜브로 훈련 영상으로 보고 ‘앉아’와 ‘손’을 교육시키기도 했죠. (꼬맹이의 경우 ‘손’이라고 10번 말하면 2~3번 정도는 주는 수준입니다.)


자매인가?

그런데, 목줄도 없이 마을을 떠도는 녀석들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을에 수소문해보니,

바로 저희 집 앞 강아지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왜 떠돌아 다니는거야?


조심스레 앞 집 어머니께 강아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알고보니 앞 집 어머니도 아시는 분께 억지로 분양받았다고 하는데요.


두녀석이 밥은 얻어 먹는데, 주인은 안 따르고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아서 그냥 이름도 안 지어주고 풀어놓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유로운 두 친구가 마을의 말썽꾸러기로 찍혔다는 점이죠. 아무 밭에나 똥을 싸놓고,

차가 와도 위험하게 비키질 않아서 주민분들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심지어 한번은 화난 어르신이 던진 돌에 맞아서 다치기까지 했다고ㅠㅠ

꼬맹이 코 주변은 다친 상처가 아물지 않아 빨갛게 물들어 있다.


그런데 요상하게도 저를 잘 따르는 녀석들이 신기한지, 마을분들은 저보고 키우라고 이야기를 하십니다. 앞 집 어머니도 키우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집을 비울 때 두 녀석만 남겨 놓는게 걱정이 되어 흔쾌히 입양 하지 못하겠더라구요.


얼마전 앞 집 어머니가 못 키우겠으면 두 녀석을 잡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하셔서 마음은 쓸쓸하지만 더 좋은 곳에서 자라라고 동참했습니다.


두 녀석과의 친분을 이용해 간신히 꼬맹이는 잡는데 성공했지만, 대장이 녀석은 도망치는 바람에 두 녀석을 잡지는 못했습니다.


꼬맹이를 잡을 때 깨갱거리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짠하더라구요. 대장이도 제 맘과 같은지 현관문 앞에서 꼬맹이를 기다리는 것 같더군요.

꼬맹이를 기다리며...

그렇게 먹먹한 마음으로 저녁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대장이가 잘 있나 살펴보러 가는데...


대문 앞에 꼬맹이 녀석이

꼬리를 흔들고 있는거에요. @_@


앞 집 어머니가 우리에 갇아 두었다고 하는데,

어느 틈 사이로 탈출을 한 것 같아요.

앞 집 어머니도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대장이는 벌레를 참 좋아합니다.


그렇게 대장이와 꼬맹이가 다시 재회를 했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제가 두 친구를 키운다고 해도 마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묶어 두어야 하는데 도통 잡히지는 않고,

(아무리 친해도 목줄을 보면 도망가더라구요)


그냥 지금처럼 지낸다고 해도 혹시나 지나가던 차에 치어 사고가 날 수 있고(원래 3마리 였는데, 제가 이사오기 전 한 친구가 차에 치여 세상을 따났다고...) 혹여나 지나가던 개장수에 잡혀갈까봐 걱정이 됩니다.


강아지를 키워 본 적이 없어서 이것 저것 걱정이 되는데요. 애견인, 전문가 여러분 어떻게 하면 대장이, 꼬맹이와 잘 지낼 수 있는지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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