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과 어둠 속에서 찾아가는 자연의 시계
마치 부엉이처럼, 마뱀이는 철저히 야행성이다.
내가 출근 준비를 하는 아침이면
늘 눈썹을 내려 편안한 표정으로 납작 엎드려 있다.
눈은 크고 동그랗게 뜬 채이지만
그 모습은 깨어 있음이 아니라
깊이 잠든 듯한 고요를 전해준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오전에도 조금은 고개를 들어
"집사 잘 다녀와" 하고 배웅해주면 어떨까.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그저 평안하게 쉬고 있는 도마뱀의 얼굴만으로도
나는 이미 출근길에 웃음을 짓는다.
그 고요한 모습이 하루의 시작을
묵묵히 응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밤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조용하던 사육장은 슬그머니 깨어난 작은 생명으로 활기를 띤다.
열심히 돌아다니며 파다닥, 파다닥 소리를 내고
투명한 벽 위를 오르내린다.
그 작은 발자국 소리가
어둠 속의 음악처럼 방안을 채운다.
우리 인간의 생활은 낮에 맞춰져 있다.
햇살 아래에서 일하고, 밤이 되면 쉰다.
하지만 마뱀이는 그와 정반대의 리듬을 가진다.
사람이 잠들 때 깨어나고,
사람이 분주할 때 고요히 쉰다.
그 차이가 처음엔 낯설기도 했다.
함께 살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시간을 사는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 다름이 꼭 불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낮의 나와 밤의 마뱀이,
각자의 시간을 살면서도
우리는 한 집 안에서 함께한다.
나는 출근길에 고요한 잠의 얼굴을 기억하고,
마뱀이는 깊은 밤의 세상을 탐험한다.
서로의 리듬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어쩌면,
사람과 작은 도마뱀이 함께 사는 법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