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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 Feb 22. 2024

희망 고문은 이제 지겹다.

9연속 금리 동결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역시나 이번에도 동결하였다. 3.5% 9연속 금리 동결은 이미 예상된 결과라고 보인다. 여전히 불안한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가계부채 증가세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


또한 중동 확전 우려에 국제유가도 치솟고 있어 물가 상승 압박이 여전한 상태다. 게다가 2%로 이미 역대 최대 차이 나는 미국과의 금리 차를 더는 늘릴 이유도 없어 보인다.  

   

몇 주 전만 해도 시장이 조기 금리 인하설로 쏠리면서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공개적으로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분위기상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오는 6월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는 있으나, 그것도 어쩌면 희망 고문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기준금리는 동결인데 대출금리는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식어버린 금리인하의 기대감에 가계대출 급증 우려까지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금리를 은근슬쩍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채권금리가 상승한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금융 정책을 펼치고 금융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신생아 특례대출이며 청년주택드림대출, 보금자리론대출 등 상품이 다양하지만, 자격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허울뿐인 무용지물 상품이다.     


작년 2023년은 그저 좋아질 거라는 희망만을 가지고 버티고 버티는 한 해가 되었다면, 올해 2024년은 마냥 기약 없는 희망 고문으로 제풀에 지쳐 떨어져 나가기 십상인 한 해가 될지 모른다. 이미 사회에서 느끼는 체감은 훨씬 더하다.     


선심성 금융상품에 수요가 몰리는 듯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대다수는 손만 대면 터질듯한 시한폭탄을 안은 일촉즉발 상황에 부닥쳐있다. 예상대로 총선 이후의 칼바람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어 점차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버넌스(governance) 문제 즉, 마땅한 대책이나 시스템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버넌스(governance)는 일반적으로 ‘과거의 일방적인 정부 주도적 경향에서 벗어나 정부, 기업, 비정부기구 등 다양한 행위자가 공동의 관심사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국정운영의 방식’을 말한다.


그렇지만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서로 다른 맥락으로 쓰이고 있어, 아직 정의에 대한 명확한 학문적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 나라를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 시스템이 보이지 않는다. 컨트롤타워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더 이상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이미 변해도 한참 변했다. 단순히 표심을 얻기 위한 선심성 정책에 이제는 국민들이 속아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희망 고문에 점점 지쳐가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시장에 즉각 반영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금리 인하는 경기 불황 탈출에 긍정적인 영향이나 분위기를 가져다줄 수 있다. 대출 활동과 투자가 증가하고 소비가 활성화되면 경기 회복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올 2024년 한해는 매우 더디게 지나고 있다. 항상 시간이 가는 것에 아쉬워했지만, 올해 만큼은 시간이 훌쩍 지나서 2025년을 기다리는 연말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희망 고문은 이제 지겹다.


가끔씩은 칼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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