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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희정 Mar 04. 2021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 다섯 가지는?

셀프인터뷰 03_오랜만에 되짚어보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

아래의 글은 '컨셉진 스쿨'의 <당신의 지금>이라는 3월 인터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받게 된 일간 질문에 대한 답변입니다. 향후 프로젝트에 성공할 경우 수령하게 될 인쇄용 제본에만 글이 실리는 것이 아쉬워서 브런치에도 매일 연재를 합니다.

질문 하나당 답변의 길이는 공백 포함 최대 950자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글자수의 압박으로 인해브런치에는 수정하지 않은 초고 그대로를 올립니다.




3. 지금 당신의 삶에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 다섯 가지를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처음 질문을 봤을 때 제가 좋아하는 게 무엇이었는지 선뜻 떠오르질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좋아하는 게 무척 많았던 것 같은데,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좋아하는 것들이 조금씩 잊히고 있었던 게 아닐까 싶네요. 그래도 굵직굵직한 것 위주로 5개를 꾸역꾸역 채워봅니다.


첫 번째는 ‘사람’입니다. 사람에게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지만, 그 상처를 치유해줄 수 있는 것 역시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전 인복이 많은 사람이란 생각을 자주 합니다. 물심양면으로 키워주신 부모님과 사랑하는 동생들, 재능을 알아 봐주신 학창시절의 선생님들, 제 열정이 빛날 수 있게끔 이끌어주신 인생 선배님들, 위기의 순간에 도와주신 분들, 아무 대가 없이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 좋은 사람들 속에서 사는 인생이라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두 번째는 ‘예술’입니다. 산골 소녀에게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은 좋은 친구였습니다. 그것들은 제게 예술에 발을 디디고 예술을 기반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예술과 관련된 일을 꿈꾸며 살아왔고, 지금은 그 여정 속에 있습니다. 예술은 제게 자아실현의 수단이자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이며,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지닌 존재라 확신합니다. 죽는 날까지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는 창작자와 기획자로 살고 싶습니다.


세 번째는 ‘자연’입니다. 또래 친구들이 없는 산골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하늘과 바람과 나무, 풀과 꽃과 곤충들은 소중한 친구였습니다. 자연을 누비며 살았던 7살까지의 기억은 제게 끊임없는 상상으로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습니다. 도심에 사는 지금은 그런 자연을 만끽할 여유가 많지 않아 아쉬움이 커, 몇 년 전부터는 집안에 식물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는 마당이 있는 집에 살며 나만의 정원을 가꾸며 자연과 좀 더 가까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 


네 번째는 ‘집’입니다. 삼십 대에 접어들면서 전 완벽한 집순이가 되었습니다. 특히 남동생과의 동거를 끝내고 혼자 살게 되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졌습니다. 집이 낡아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셀프인테리어는 공간에 애정을 갖게 했고, 좋아하는 식물과 사랑하는 고양이 쮸쮸가 머무는 공간이기도 해, 자가는 아니지만 집은 제게 완벽한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다섯 번째는 ‘찻잔’입니다. 차가 아닌 찻잔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년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갖게 된 새로운 취미가 바로 빈티지 찻잔 수집이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찻잔을 수집하며 그 속에 담겼을 수많은 기억을 상상해보고, 요즘은 볼 수 없는 디자인을 지닌 빈티지 찻잔의 매력에 점점 더 빠지게 되었거든요. 최근에는 찻잔으로 소통할 수 있는 ‘월간 [꽃잔:치]’라는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를 기획해서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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