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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희정 Dec 06. 2017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제발 자녀에게 식당예절 좀 가르치세요!

아침부터 갑자기 월요일 저녁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서 끄적여본다. 식당 겸 술집에서 직원, 지인, 나까지 총 3명이 삼겹살에 밥을 먹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옆 테이블에도 손님이 자리했다. 미취학 아이 한 명을 포함한 가족이었다. 자리에 앉은 후 1분쯤 지났을까, 애 엄마는 아이에게 핸드폰을 쥐여 주었다. 아이는 밥을 입에 대지도 않은 채 동영상에만 집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동영상의 음량은 점점 더 커져갔다.


귀를 찌르는 듯한 동영상 소리에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먹고 있을 무렵 결국 지인이 폭발했다. “아가야 음량 좀 줄여줄래? 소리가 너무 크다.”라며 아주 정중하고 나긋나긋하게 말을 건넸다. 아이는 금세 상황파악이 됐는지 음량을 줄이고 사람이 없는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상황이 일단락되고 남은 음식이라도 조용히 먹나 싶던 찰나, 애 아빠라는 사람의 말이 심기를 건드렸다.


부인을 쳐다보며, “여보 요즘 이런 거 이해 못 하는 사람들 많아. 그냥 넘어가.” 순간 잘못 들었나 싶어서 그 사람을 쳐다봤다.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휙 돌리고는 내 눈치를 보면서 자기 부인에게 속닥거렸다. 아주 가관이었다. ‘요즘 사람들이 이해를 못 하는 게 아니라, 당신 가족이 매너없는 행동을 한 게 문젭니다.’라고 한 마디를 하고 싶었으나 그냥 참고 말았다. 말할 가치도 없다는 생각과 함께 안타까움이 일었다. 이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볼 때 아이는 분명 ‘말귀’를 알아들을 수 있었고, 상황 분별력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의 인성을 망치고 있는 건 바로 그 부모였다. 사람이 많은 식당 같은 장소에서 남에게 피해를 줄 정도로 매너 없이 행동한 것을 제재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그 행동이 잘못된 줄도 모른 채 남에게 들으라는 듯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그 부모도 크게 다르지 않은 환경에서 컸을 거라는 짐작이 갔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따라서 제대로 보고 배운 것이 없어서 그렇다는 핑계로 끝날 일이 아니다. 충분히 자기반성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애지중지 끼고 도는 자식이 이쁘고 사랑스럽다면, 그 마음만큼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본인 인성에 대한 점검과 좋은 부모가 지녀야 할 자세와 태도가 무엇인지 공부하고 성찰을 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니 ‘요즘 애들은….’이라는 표현은 쓸 것도 없다. ‘요즘 부모들은...’이 적합한 표현이다.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그저 거울에 보이는 모습 그대로 따라했을 뿐인데. #할말더많지만_여기서일단락



#대체_예의범절은_어디갔다버린거니

#인성교육은 #부모가먼저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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