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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희정 Mar 20. 2018

최근 몇 주 전 멘탈이 붕괴됐던 이유

사업은 몸과 마음을 끝도 없이 괴롭히는 고행의 과정

GKL사회공헌재단 2018 공모사업 선정단체 대상 사업설명회



본 포스팅은 페이스북에(3월 8일 오후 4:35)에 게재했던 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것으로 당시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글임을 밝힙니다. #일명일기라고하죠



최근 몇 주 전,
내 멘탈이 붕괴됐던 이유


이번주에만 공모사업계획서 3건을 작성 중에 있다. 2건은 마무리를 했고, 내일이 마감인 가장 하드한 사업계획서 1건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덕분에 나를 대신해서 다른 선정사업 사전설명회에 참석한 친구가 사진을 보내왔다. 18:1의 경쟁률을 뚫고 350여개의 지원단체 중 19개 단체만이 선정됐다며, 엄지척을 보내온 것이다.


사실 지지난주 금요일에 직원이 갑작스럽게 퇴사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작은 조직인만큼 그 일로 인해 발생한 업무적 데미지는 가히 말도 못할 지경이었으며, 정신적 데미지도 상당했다. 아니. 정신적 데미지가 더 컸다. 허나, 암 직전단계 판정을 받고 갑작스레 수술을 해야해서, 그만두게 된 그 친구를 어찌 탓하거나 잡을 수 있었겠는가. 신의 영역 앞에서 난 그저 아무런 능력도, 힘도 없는 작디작은 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걸 새삼 또 깨닫는 순간이었다.


고작해야 몇 달을 함께 한 짧은 인연이었지만, 29살이라는 꽃다운 나이의 그녀가 아프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 업무 인수인계도 못하고 퇴사를 하는 상황이라 후폭풍이 두렵긴 했지만, 나 역시 많이 아파본 사람이라 그런지 그녀가 아프다는 사실이 더 가슴 아팠다. 상사로서 내 역할은 일을 빨리 정리시키고 쾌차를 빌어주는 것만이 유일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 벌어질 상황은 온전히 내몫으로 남았다. 휴. 어쩌겠는가, 내가 대푠데.


그렇게 그 친구를 보내고 나니 업무폭탄이 쏟아졌다. 당장 돌아가고 있는 프로젝트에 신규로 준비하던 사업들까지 혼자 감당하기엔 무리가 따랐다. 결국 퇴사 후 잠깐 쉬고 있는 지인에게 급한 불만 좀 꺼달라 요청을 했고, 이 사진은 내 부탁으로 인해 나 대신 사업설명회에 참석해있는 그 친구가 보내온 것이다. 사진을 받고 보니, 지난 3주간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결국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애인이나 결혼할 남자는 고사하고, 자기 자리에서 안정적으로 일을 함께 해나갈 수 있는 팀원을 제발 좀 만났으면 좋겠다. 왜 그렇게 다들 구구절절한 사연의 인연들만 만나게 되는 건지. 내가 못나서 그렇다고 하기엔, 내 힘으론 어찌할 수 없는 일들에 너무 지치고 힘이 빠진다. 그래도 난 포기하지 않을 거다. 당장 돌아가고 있는 일들도, 지금 준비하고 있는 일들도 모두 성과를 내고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문밖세상에서 같이 일하며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줬으면 좋겠다. 제발.


#문밖세상 #문화예술
#문화예술기획행정 #문화예술교육에 관심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어디있나요ㅜ #정말사업은너무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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