뮈르달 토르에서 들어본거 같은데...
<뮈르달>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어느 곳의 이름 같아서 좋았다. 오슬로에 최종 목적지인 베르겐을 향한 피오르드 로드. 넛셀투어의 시작이다. 넛셀투어는 오슬로-뮈르달 고속열차, 뮈르달-플럼 산악열차로 이동하고 플럼-보스까지 배로이동 하고 마지막 보스에서 베르겐까지 버스로 이동하는 코스를 말한다.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노르웨이를 횡단하며 노르웨이의 자연과 피오르드를 보는 코스이다. 일부러 교통수단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연환경에 맞는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다. 오슬로에 있는 동안 구름한점 없고 따뜻한 햇살에 노르웨이 날씨에 대한 호감은 대단했다. 자연이 주는 풍요로운 혜택을 다 받는 소위말해 다 가진 나라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슬로에서 뮈르달까지 가는 동안 노르웨이라는 나라가 혹독한 자연과 함께하는 곳임을 알게 되었다.
오슬로에서 출발해 약 2시간 정도 지나니 녹초지대는 사라지고 봄에서 겨울로 돌아갔다. 노르웨이 내륙지역은 5월까지 눈이 녹지 않았다. 그리고 내륙으로 들어갈 수록 눈 덮힌 산과 계곡은 계속되었다. 노르웨이라는 나라는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어쩌면 오랜 세월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혹한 겨울과 척박한 땅.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거대한 자연. 이 앞에서는 인간이 할 수 있는건 그 뜻에 따르는 것 뿐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자연을 닮은 국민성이랄까? 그런 느낌을 받았다. 친절하지만 강인했고, 부드럽지만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
이렇게 척박한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이 누군지 궁굼해 졌다. 별장인지 농장인지 알 수 없으나, 사방 몇십킬로에 인적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는 곳에 있는 집들이 있다. 몇날 며칠이 지나도 발자국 하나 없어 보였다. 나는 잠시 스치는 길에 봤지만 만약 한겨울 속에 있었다면 무섭게 고요한 곳 같다.
잠시 기차를 멈춰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모두들 초여름 한복판의 겨울이 신기했던것 같다. 햇볕은 강했지만 공기는 차가웠다. 마음은 여름이지만 현실이 겨울이라 시간을 넘어온 환상적인 모습이 신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