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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ure Sep 20. 2019

지속되지 못하는 연애의 이유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구분하기

좋아하는 것이 싫어하는 것보다 많으면 되는거 아닌가?

다이어트의 원리는 먹는 것보다 소모하는 칼로리를 높으면 되고, 저축은 쓰는 돈 보다 저금하는 돈이 많으면 되는 것이고, 연애도 이론적으론 싫어하는 점 보다 좋아하는 점이 많으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경험상 이런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 건 잘 알고 있다.


WANT 와 LIKE 구분하기

일반적으로 원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인지심리학적으로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거의 상관관계가 없다고 한다.

무언가를 원할 때 종종 우리는 “나 이거 좋아” 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을 “난  지금 이게 필요해” 라고 혼용해서 표현한다. 즉 표현하는 자신도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연애를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한 경우에서 비롯된다. 외로워서, 마음이 불안해서, 일상이 무료해서, 남들도 하니까. 이런 주변에 다양한 관계들이 나를 불안하게 한다. 그래서 대부분 오래 지속되지 못하는 연애는 원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해서 생기는 결과이다.




원하는 것은 상황이고, 좋아하는 것은 대상이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원하는 것은 상황이고 좋아하는 것은 대상이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것은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어 행복한 것이고, 원하는 것은 기호와 상관없이 배가 고파서 먹는 음식으로 행복한 것이다. 행복감은 비슷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감정이다. 내가 배고픈 상황에서는 음식을 원하는 것을 좋아한다라고 착각되는 경우가 많다. 배가 고프지 않은 상황이라면 먹지 않았을 음식이다. 비슷한 의미로 '저녁에 의자를 사지 마라' 라는 외국 속담도 있다. 피곤한 일과를 마친 저녁에는 어떤 의자에 앉아도 편하기 때문에 의자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원하는 관계는 그 사람의 현재의 외모, 현재의 경제력, 현재의 상황을 원했던 것이다. 미래에 외모가 바뀌고, 경제력이 떨어져 상황이 바뀌면 그 관계는 지속되지 못한다.


연애에 있어서도 내가 지금 자존감이 낮고,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주변에서 나를 배려해 주고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상대에게 끌리는 경우가 있다. (스피노자의 에티카 에서도 끌림과 사랑은 구분해야 하는 다른 감정이라 했다.) 그렇게 끌린 상대를 사랑,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내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이 일치하지 않음을 깨닫고 관계는 지속되지 못한다. 외로운 내 마음은 이 사람이 아니어도 채워줄 수 있는 대상이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내 마음이 평온하고, 부족함이 없을 때 비로소 좋아하는 것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나의 부족함을 채워줄 상대가 아닌 존재 자체로 상대가 끌린다면 상황이 바뀌어도 상대를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게 된다. 그런 관계가 상황이 변해 위로를 원하는 관계가 되기도 불안을 해소해 주는 관계로 바뀔 수 있지만 대상의 본질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헤어지지 않는 연인이 된다.    


연애는 나를 위로해 주는 대상을 찾는게 아니라

연애로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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