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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ure Sep 27. 2019

굳이, 열 번 찍어야 하나요?

쓸데없는 도끼질은 하지 말자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뜻을 연애에서 흔히  이성에게 대시하는 미덕을 말하기도 한다.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다면 도전하라는 용기 같은 말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표현은 아니다. 이성을 대상화하고, 목적을 가지고 공격해 넘겨야 하는 상대로 인식하고, 결과적으로 쟁취하는 대상으로 보는 이유에서다. 연애는 상호 존중으로 이해는 과정이지 일방적인 공격과 방어의 관계가 아니다.


굳이 열 번을 찍어야 할까?

조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훌륭한 속담으로 끊임없는 도전이면 성취하지 못할 일이 없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이성에게 지속적으로 대시하면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도 다르다. 3번 정도 찍으면 넘어가야 하는 나무라고 생각했는데, 넘어가지 않는다? 그럼 더 이상 힘 빼지 않고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10번 찍으면 넘어가도 굳이 10번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나무도 좋지만 내가 먼저

열 번의 도끼질로 소모되는 에너지가 너무 많다. 수많은 도끼질로 내 몸과 마음은 상처를 받는다. 나무도 좋지만 내가 먼저다. 그래서 무모한 도전보다 내가 상처 받지 않는 선에서  관계를 잘 만드는 일이 먼저다. 우화적으로 표현했지만 요즘에 썸이란 단어가 나온 게 이런 맥락이 아닐까 생각했다. 과거(부모님 세대)에는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것을 미덕이라 생각했다. 무작정 집 앞에서 기다리기, 쫓아다니기, 선물공세, 불굴의 데이트 신청 등등. 만약 요즘 이런 행동을 잘못하면 스토커나, 잠재적 성범죄자로 오해받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이런 거절에 내가 상처를 받는다. 자존감은 낮아지고, 자존심만 높아진다. 그냥 수많은 인간관계 중 나와 맞는 사람이 아니었을 뿐인데,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연애에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속담을 적용하면 내 노력이 부족해서 좋은 관계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자책감만 가지게 된다. 잘못된 예를 적용한 사례일 뿐이다. 연인으로 발전은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나 서로 한 발짝씩 다가가는 과정이다.   



서로 상처 받지 않으려고

호감이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혹시 내 도끼로 이 나무가 과연 넘어갈까, 사전에 조사하는 단계다. 초반에 쓸데없이 힘 빼지 않고 몇 번을 시도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무작정 도전해서 자칫 상처 받거나 쓸데없이 힘을 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절대 관심 없음의 징후>

1. 선톡 하지 않는다.

    - 답장이 온다고 오해하지 말라


2. 질문하지 않는다.

     - 당신에게 궁금한 게 없다


3. 약속을 먼저 잡지 않는다

     - 금요일 저녁 어떠세요?

     * 제가 선약이 있어서요.

     - 그럼 토요일에 영화 볼래요?

     * 토요일은 집안 행사가 있어서요.

    - 아.. 아쉽네요

    * 그러게요


호감이 있는 상대에게는 자신이 가능한 날을 역 제안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호감이 없기 때문에 먼저 약속을 제안하지 않는다.


혹시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발생한다면, 아쉽게도 상대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그러니 쓸데없는 도끼질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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