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금지> 붙이고 싶은 사람에게
박부장 : 아버지는 뭐 하시니?
이지안 : 아저씨 아버지는 뭐하세요?
난 아저씨 아버지가 뭐하시는지 하나도 안 궁금한데 왜 우리 아버지가 궁금할까
박부장 : 그냥 물어봤어
이지안 : 그런 걸 왜 그냥 물어봐요.
박부장 : 어른들은 애들 보면 그냥 물어봐 그런 거
이지안 : 잘 사는 집구석인지 못 사는 집구석인지 아버지 직업으로 간 보려고?
실례예요. 그런 질문
물론 드라마의 설정이지만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어른들은 관심이라고 하는 질문들 중에는 무례한 질문들이 있다. 드라마와 현실이 다른 점은 질문에 대답하는 지안이다. 다들 무례한 질문에 받아치고 싶지만, 사회적 위치로 인해 하지 못한 속마음이다. 무례한 질문에 대해 반문할 수 있는 사이라면 큰 문제는 아니다. 동기나 친구 연인 사이가 그렇다. 무례한 질문에 진짜 속마음을 받아칠 수 없는 관계가 문제의 핵심일 수 있다.
(질문자가 누구인지 개인차가 있지만 직장에서 흔히 상사와 부하 혹은 선배와 후배 사이의 설정입니다:)
"어제 뭐했어?"
- 퇴근하면 신경 끄세요. 오늘 지각 안 하고 출근했잖아요.
진짜 친한 사이는 이런 질문 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보통 일상이 공유되기 때문에 어제 뭐했어 가 아니라, 어제 모임 잘 됐어? 혹은 친구 잘 만났어? 등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을 것이다.
"퇴근하고 어디가?"
- 야근시킬 거면 미리미리 말하던가.
진심으로 상대방의 행선지가 궁금했을까? 퇴근이 임박해서 묻는 질문은 늘 불안하다. 뒤 늦게 일을 던저 주는 경우가 많았다. 회사 생활하면서 일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근무시간이 있는 이유가 뭔지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업무가 있으면 정확하게 지시하면 되지 저렇게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안한 마음에.. 라는 건 이미 정당한 업무지시가 아니라고 본인도 인정한 것이다. 그러니까 미리미리 주면 안 되겠니?
"회사에서 연애하니?"
- 회사 안이나 밖이나 내 연애가 왜 궁금한 거죠? 프라이버시 시켜주세요
요즘 사내연애를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다만 당사자들의 불편한 시선 때문에 비밀로 할 뿐이다. 본인이 직접 얘기하지 않았다면, 회사가 됐던 아니던, 연애는 완벽한 개인의 사생활이다. 청첩장 받기 전까지 알아도 몰라도 궁금할 필요 없지 않은가
그 외에도, 뭐 먹었니?, 휴가 어디 갈거니?, 주말에 뭐할 거니?, 이건 언제 샀니?, 이런 건 얼마니?, 운동은 하니?, 몇 킬로 나가니?, 쌍꺼풀 한 거니?, 등등 말도 안 되는 사적인 질문들. 어떻게 보면 가장 평범하고 일반적인 질문들이다. 이런 질문이 왜 기분이 나빠지는지 물어보기 전에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생각 없이 상대방에게 던지는 질문의 대부분 질문자를 무례한 사람으로 만든다. 질문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기반으로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의미 있는 대화를 위해서 해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대답이 필요 없는 질문들이 난무한다. 질문자는 이미 듣고 싶은 답은 정해져 있다. 아니면 의문문 형태의 명령문. 답정너 스타일의 질문이다.
그렇다면 좋은 질문은 무엇일까.
상대방의 대화를 잘 듣고 공감했다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이 대답하고 싶은 좋은 질문들이 나왔을 것이다.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물어보기 전에 양해를 구하거나, 혹은 나의 상황이나 상태를 알리고 궁금한 것은 그다음에 물어보는 것이다.
무례한 그들에게 말하고 싶다.
"질문금지"
혹은
네, 뭐, 그냥, 그렇죠 정도면 충분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