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구매하셔야죠!
누군가를 설득할 때, 둘 사이의 관계는 생각보다 큰 힘을 갖게 된다. 오랜만에 모인 동창회에서 청첩장을 돌리거나, 물건/서비스를 파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우리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이 내 상품을 소비해 줄 확률보다, 아는 사람이 소비해 줄 확률이 높다. 그래서 CRM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졌다.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약자로 직역하면 고객 관계 관리를 뜻한다. 우리 브랜드 고객과 관계를 구축하면서 소비를 유도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써드파티 쿠키 수집이 중단된 곳이 많아지면서 퍼스트 쿠키를 활용하는 CRM마케팅의 중요도는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CRM은 온라인에 국한된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고객 여정을 단계별로 확인할 수 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액션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환경에서 CRM을 할 수 없느냐? 그건 아니다. 오프라인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에서도 할 수 있지만, 온라인상에서 진행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오프라인 기반의 회사에서 어떻게 CRM을 할 수 있는지 내부적으로 정리가 끝나면 공유해 볼 예정이다.
CRM을 하려면 기본적인 고객 동선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페르소나별 최종 목적지 설정과 고객 여정을 그려본 다음, 각 단계별 필요한 액션을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이 과정은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수록 효과가 더 크다. 비즈니스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회원 가입 - 제품 탐색 - 구매 고려 - 구매 - 재구매] 순으로 그릴 수 있다. 각 단계별로 측정 가능한 지표를 설정하고, 지표에 따라 필요한 액션을 고민&실행하면 된다.
커머스 기업을 예시로 생각해 보자.
회원 가입 : 신규 고객 혜택, 다음 동선 안내
제품 탐색 : 연관 아이템 추천, 특정 아이템 쿠폰 증정
구매 고려 : 장바구니 제품 쿠폰 증정, 찜(좋아요) 제품 쿠폰 증정
구매 : 구매 단계 진행 안내
재구매 : 상품 수명 주기에 따른 알림, 타제품 크로스셀링 또는 업셀링
지금 막 회원가입을 한 고객은 구매 목적을 가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 고객들이 구매에 도달할 확률을 높여주는 것이 CRM의 일이다. 회원가입 후 혜택을 안내했지만 구매를 하지 않았다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번 더 안내해 줄 필요가 있다. 예시에는 20분으로 작성해 두었지만, 실제 이탈하는 시점을 찾아 발송해야 한다.
제품 탐색 단계에서는 제품 탐색을 원활하게 유도하거나, 제품 탐색 이후 단계로 넘어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모자를 검색했거나 상세페이지에 들어왔던 고객은 다른 고객 대비 '모자'에 관심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고객들이 모자를 구매하지 않았다면, 모자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액션이 필요하다. 모자 관련 쿠폰을 제공해서 구매를 유도하거나 관심 있게 보던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추천할 수도 있다. 물론, 기존에 했던 액션을 리마인드 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구매 고려는 구매에 근접한 단계로 목적지에 도착할 확률이 높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장바구니에 상품을 추가하는 행동이나 찜하기(좋아요) 클릭 등이 있다. 다만, 각 행동에 담긴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구매 의지가 높은 사람은 고려 단계를 거치지 않고 구매 버튼을 클릭한다. 장바구니를 굳이 거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1) 가격 비교(쿠폰 적용) 2) 다른 상품과 고민 3) 까먹음 4) 결정 미루기 등의 이유가 있다. 이러한 이유들을 고민해서 발송 시점이나 문구, 빈도수를 결정해야 한다. 위 예시는 보편적인 시나리오 가정하여 구성해 보았다.
이 단계는 경우의 수가 많아서 이후 사례를 통해 정리해 볼 예정이다. 재구매 단계만 간단하게 정리해 보면, RFM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R(최근 여부, Recency), F(빈도, Frequency), M(누적 금액, Monetary)를 고려하여 시나리오와 메시지를 구성해야 한다. '첫 구매 고객'과 '여러 번 구매한 고객'에게 같은 내용을 소구 할 수 없는 것처럼.
[CRM 마케팅의 핵심]이라는 소제목을 달까 하다가 너무 거창한 것 같아 바꿨다. 고객 관계를 관리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1) 시점 2) 빈도 3) 메시지 4) 개인화가 중요하다. 언제, 얼마나, 어떻게, 누구에게 보내는지 정답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AB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값을 도출해야 한다. '2시간 빨리 보낸다고 뭐가 달라지겠어?'라는 마인드보다는 '지금 보내는 시점이 너무 늦은 건 아닐까?' 하는 사고방식을 갖는 것이 더 좋다. 위 4가지를 끊임없이 실험하면서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것. 잊지 말아야 할 CRM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