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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btube Oct 22. 2020

2020.10.22_ 땅바닥에 1300원 버리고 옴

아니면 아주 비싼 값을 하기를

이번주 토요일이 동생의 대입 면접이다.

1차는 자소서+생기부로 뽑았는데 무려 경쟁률이 38:1이었다....!

이걸 뚫었다니.. 근데 여기서 뽑힌 8명 중 2명에 들어야 최종합격이란다.


사실 내신도 많이 부족한데 생기부가 알차고 자소서를 매우 잘 써서 뽑힌거다.

즉 면접을 굉장히 잘 봐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일주일에 휴가를 두 번이나 내고.. 대전에 내려왔건만..

내 동생의 나태함은 어딜 가지 않는다 정말

왜이렇게 의지박약인거지?


여기서 내 MBTI를 짚어보자면 나는 ESFJ, 내 동생은 ENFP다.

즉 나와 동생의 가장 큰 차이는 J/P이다.

J(나)는 매우 계획적이고 내가 생각했던 것에서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내 단점이자 나를 끌어올린 동기이기도 하다.

내 동생은 극명한 P이다. 대표적인 한량스타일이라고나 할까.


대학을 이렇게 쉽게 갈 수 있는거였나 싶을정도로 동생은 너무 쉽게 준비한다.

얼마나 운도 좋은지 조력자도 많다.

문제는 본인이 안한다..


오늘은 내가 뭣때메 회사 휴가까지 쓰고 차비쓰고 내려왔나 싶었다.

괜히 싸우기나 하고 내 말은 듣지도 않아서 그냥 차표 예매해서 바로 올라가려고 했다.

근데 막상 버스정류장 가니까 도저히 올라갈수가 없었다..


어른이 되면서(물론 아직 멀었지만 ..) 이상하게 우는 횟수도, 울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든거같다.

여하튼 마음이 불편해서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어서 결국에는 1300원 반환 수수료 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내 마음이나 전해졌으면 그거야말로 큰 소득일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준비할 시간 24시간 정도밖에 안남았다.

엄마는 어차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여기서부터는 격려해주자, 라고 하신다.

요즘에서야 이해가 가고 눈에 보이는 것이지만, 우리 엄마는 참 현명하시다.

굉장히 현실적이고(그래서 많이 싸웠지만), 때와 장소를 잘 아는 사람이다.

아빠는 일머리가 매우 뛰어나고 박학다식하다.


요즈음은 아빠의 흰머리를 볼때나, 엄마의 주름을 볼 때 너무 속상하다.

평생 나도, 엄마아빠도, 동생들도 지금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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