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Visiton)과 실행력(Execution)의 적절한 균형
성공하는 창업가는 대체로 비전(Vision)과 실행력(Execution)의 적절한 균형을 갖고 있다. 큰 꿈을 꾸고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 발로 움직인다. 말 그대로 '발은 땅 위에 굳건히 두고 머리는 구름 속에 둘 줄 알아야 한다(Head in the clouds and feet on the ground)'는 것이다. 창업 생태계에 있으면서 이들 중 하나가 빼어나게 뛰어나지만 다른 하나가 부족하기 때문에 쓰라린 실패를 경험하는 것을 보곤 했다. 실행력 없는 비전은 종종 스캠(scam)이 되어 버리고, 비전 없는 실행력으로는 작은 장사가 되어버리곤 한다. 10년 이상 초기투자를 해온 파트너에게 VC로서 무엇을 보냐는 질문을 했더니, '성장하는 시장인지 여부'와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여부'라고 했다. 결국은 비슷한 의미이다. 창업가의 비전과 실행력을 본다는 것이다.
비전(Vision) - 성공의 크기는 상상력의 크기에 비례한다.
비전은 창업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요소이자, 창업가를 가장 창업가답게 만드는 요소다. 0에서 1을 만드는 공식(playbook)과 프레임워크(framework)가 어떤 영역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에 비해, 비전은 본인만이 가진 독창적인 아이디어이자 미래를 보는 선구안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비전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지는 않지만, 사업의 업사이드(upside)에 대한 지표가 되곤 한다. 세상을 바꾸고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할 수 있는 창업가, 누가 뭐라해도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다.
처음 일론 머스크가 우주를 정복하겠다는 꿈을 선포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은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그저 코웃음을 쳤을테다. 하지만 끝없는 도전 끝에 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지금은 사람들을 우주로 보내고 있다. 될성 부른 떡잎은 남다른 비전을 갖고 있다. 100을 꿈꾸면 반만 이뤄도 50이지만, 10을 꿈꾸면 모두 이뤄내도 10에 불과하다. 대체로 사람들은 상상하는 만큼 성공할 수 있고, 아는 만큼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성공의 크기는 상상력의 크기에 비례한다.
실행력(Execution): 성실한 방황이 아닌 성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행동의 습관화
실행력은 단순히 행동력이 아니다. 단순히 열심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기 위한 행동들을 실천해내는 것이다. 그래서 실행력은 큰 비전을 작은 목표들로 쪼개서 하나씩 이뤄나가는 과정이다. 훌륭한 창업가들은 우선순위(priority)를 잘 설정한다.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을 때도 무엇이 더 중요한지, 무엇을 해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잘 아는 사람들이다. 실행이란, 목표를 잘게 쪼개고(Cascading), 목표달성을 위한 행동전략을 수립하고(Strategic targeting), 상시적으로 점검하고 조율하면서(Caliberating), 궁극적으로는 성과로 이어지는 행동을 유기적으로 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끊임없이 배우고 이 과정을 체화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이미 크고 작은 사업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해 본 사람들이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시행착오를 덜하면서도 목표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성취도 어떤 측면에서는 습관(habit)이기 때문이다. 연쇄 창업가들이 더 수월하게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이유도 투자자들이 이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 실행력을 끌어올리는 핵심이 되기도 한다. 대표의 미션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우수한 인재에게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어쩌면 사업의 크기가 커질수록 실행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 적절한 역량을 가진 팀원에서 적절한 역할과 책임을 위임할 수 있다면 성과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가 업무의 분배를 잘 해내지 못한다면 조직은 그저 성실한 방황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조직의 크기에 대해 메타인지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여정을 이겨내기 위한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긍정적인 사고를 유지할 것
물론 비전과 실행력을 지탱하는 근간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긍정적인 사고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흔들리더라도 부러지지 않기 위해 항상 또 항상 자신의 마음을 챙겨줄 것. 성공은 하루 아침에 맛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0년이 걸릴 수도 있고 20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불안감이 마음에 스며들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좌절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한 믿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 문 하나가 닫히면 또 새로운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또 명심할 것.
기나긴 여정을 혼자 해내기에는 인간은 본디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함께 할 좋은 벗을 찾는 것이 마인드 컨트롤을 위한 핵심이 되기도 한다.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창업자와 실행력이 타고난 창업자가 함께 공동창업을 하면서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낼 수도 있고, 체력과 정신력이 고갈되었을 때 포기하지 않도록 다른 팀원이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줄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내가 꿈꾸는 세상을 만드는 데에는 꽤나 긴 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을 함께 버텨줄 수 있는 좋은 동료들을 찾거나 나를 재충전할 수 있는 비슷한 방향성을 가진 사람들과 커뮤니티를 만들어본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아름답다'는 말에서 '알음'은 15세기에는 '나'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고 한다. 즉, 아름답다는 것은 나답다는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성공담이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나를 아껴주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사업을 하다보면 자꾸만 내가 작아보이고 부족해보이는 생각이 종종 들곤 한다. 그럼에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일념을 가진 창업자들이 자기 안에서 빛나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스스로를 아끼면서, 그들이 꾸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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