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선행은 내일이면 잊힌다. 그래도 선행하라.(마더 테레사)
찬바람이 몰아치는 거리로 마차가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며칠 동안 내린 눈이 얼어붙어 길은 온통 빙판이었다.
길모퉁이에 이르러 마차 속력이 줄어들자, 허름한 차림의 한 여인이 손을 들어 마차를 세웠다.
“추워 죽겠어요. 제발 마차 좀 태워 주세요.”
여인의 가슴에는 갓난아기까지 매달려 있었다.
마부는 안쓰러운 얼굴로 여인을 바라보았다. 이내 마부는 마차에서 뛰어내려 여인의 가슴에 안긴 갓난아기를 빼앗아 마차 안에 있는 다른 부인에게 넘겼다. 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차를 몰았다.
순식간에 아기를 빼앗긴 여인은 울부짖으며 쫓아왔다.
“이놈아! 내 아기 내놓아라!”
여인의 애절한 목소리가 찬바람을 뚫고 날아왔다.
“내 아기 내 놔! 내 놔!”
여인은 죽을힘을 다해 달리며 계속 악을 썼다. 그러나 마부는 마차를 세우지 않았다. 마부는 마치 약을 올리는 것처럼 마차를 몰았다. 천천히 달리다 여인이 다가오면 조금 더 속력을 내 달아났다.
그렇게 얼마쯤 달렸을 때 마부가 마차를 우뚝 세웠다. 그러고는 달려오는 여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침내 여인이 다가오자 마부가 말했다.
“이제 됐소. 얼른 마차에 타시오.”
“되기는 뭐가 돼! 어서 내 아기 내 놔!”
여인이 숨을 몰아쉬며 소리쳤다. 그러자 마부가 말했다.
“만일 좀 전에 부인을 그대로 태웠다면 부인은 틀림없이 죽고 말았을 거요. 온몸이 얼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몸이 더워지라고 일부러 마차를 따라 달리게 한 거요. 보시오. 한바탕 뛰고 나니 땀이 흐르고 얼굴에 화색이 돌지 않소. 이제 한시름 놓았으니 어서 마차에 타시오.”
여인은 한 방 얻어맞은 듯 멍한 표정이었다. 이윽고 여인의 꾀죄죄한 볼에 눈물이 흘렀다. 고마움의 눈물이었다.
***
러시아 작가 톨스토이는 ‘가장 위대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거침없이 ‘남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사람, 배고픈 사람, 불쌍한 사람을 돕는 일이 가장 위대한 일이라는 거다. 그야말로 간단하고 명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