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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잉걸 May 29. 2020

긍정이 쏘아올린 천 개의 태양 3 -400명의 응원가

많은 사람이 격려하고 응원하는 소리에는 천둥 같은 울림이 있다.

2016년 9월, 미국 테네시 주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교장 선생님을 찾아갔다. 학생들은 교장 선생님에게 무언가 부탁했고 교장 선생님은 적극적으로 응했다.

학생들과 교장 선생님의 문답이다.

“채플 시간을 빼 먹고 거길 가면 부모님들이 가만있지 않겠죠?”

“그렇겠지. 하지만 걱정 마. 내가 전체 학부모님들에게 편지를 쓸게.”

“많은 인원이 움직이는 데 버스는 어떻게 하죠?”

“버스 문제도 내가 해결하마.”

기독교 계통 학교에서 채플을 빼 먹는 건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데도 교장 선생님은 채플 시간을 포기하고 학생들과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며칠 뒤 여러 대의 버스에 나눠 탄 400명의 학생이 차에서 내려 한 주택 앞에 도열했다. 학생들은 주택 2층 창문을 바라보며 느닷없이 노래를 시작했다. 감미로운 찬송가였다. 400명의 웅장한 음성이 순식간에 조용한 주택가를 휘감았다.

이윽고 2층 창문이 열리고 누군가 고개를 내밀었다. 민머리의 그 사내는 얼마 전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던 라틴어 교사 벤 엘리스였다.

엘리스 선생은 식도암 말기였다. 암세포가 이미 폐까지 전이되어 더는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였다.

엘리스 선생은 산소호흡기를 코에 매단 채 학생들이 부르는 응원가를 들었다. 감동한 아내가 옆에서 남편의 손을 잡았다.

잠시 후 학생들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선생님, 꼭 나아서 학교로 돌아오세요!”

엘리스 선생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은 이미 눈물로 젖어 있었다.

감동한 이웃들이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었다. SNS를 통해 동영상이 공개되자 1600만 명이 함께 보고 눈물지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2016)


***

아픈 사람을 위로하는 일만큼 값진 일도 없지 싶다. 단지 들여다보는 위문이나 문병은 안 가느니만 못하다. 진심을 다해 그의 쾌유를 빌고 기도하는 마음이라야 비로소 문병의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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