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 감독, 『하루』, 2017
시간을 다룬 영화의 특성상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탓에 스포일러를 우려하며 짧게 후기를 적는다.
사소한 의식의 흐름
전쟁의 성자라 불리는 의사 '준영'(김명민). 등장과 동시에 사고와 마주치는 그를 보니 가는 곳마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명탐정 코난이 떠오른다. 명탐정 코난이 그렇듯 사고현장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의사. 가던 길을 멈추고 환자를 돌보는 그의 모습엔 영웅적인 면모가 보인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 수록 그의 민낯이 드러나게 되는데. 타인을 살리려다 딸의 죽음을 막지 못한 그는 점점 더 빠른 속도를 내며 사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교통사고도 내고, 고속도로도 무단으로 통과하며 과속도 서슴치 않으면서도 사탕을 삼킨 아이는 계속 돕는 모습은 다소 인위적으로 보였다.
계속해서 딸의 죽음을 막기 위해 시간을 여행하지만 끝내 막지 못한 준영은 자신의 뺨을 때리며 자해하는데, 마음이 뭉클해졌다.
하루는 왜 반복되는가?
이 영화의 포인트는 반복되는 하루다. 사고가 일어난 당일 아침부터 사고 순간까지 대략 2~3시간 정도가 계속 반복되는 것. 왜 반복되는지 언제 반복되는지 이유는 영화를 보면 볼 수록 미궁으로 빠져들지만, 준영은 냉철한 판단을 통해 점차 답을 찾아간다.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 재미의 요소가 될 수 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그 이유를 캐릭터의 이름과 억지로 연계하려는 진부함이 아쉽다.
하루만에 알게되는 부성애
영화 속에서 자식을 향해 표출되는 부모의 마음은 대체로 '모성애'일 경우가 많았다. 부성애를 다뤄봤자 느와르 영화에서 아들과 갈등에 사용되는 정도? 하지만 이 영화에선 주인공 삼인방이 모두 강하 부성애를 표출한다. 그리고 그 부성애가 서로의 자식들을 위협하면서 자신의 자식만을 위해 타인의 자식을 외면하려는 모습에선 부성애가 낳는 이기성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다.
전혀 다른 관점
옆 자리에 앉았던 예쁘장한 여자 관객께선 변요한의 혼인여부와 그 안에 담긴 비밀에 눈물을 흘렸다. 변요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다소 슬플 수 있다.
영화 관련 정보(등장인물, 줄거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