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보상은 성공이 아니다
회사에서 책을 한 권 읽었다. 필명이 '테스토스테른'이라는 사람이 쓴 책이었다.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 유학을 했던 저자는 글로벌 기업의 CEO이면서 동시에 헬스트레이너다. 책 표지부터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그의 캐릭터가 책을 읽는 재미를 강화시켜주었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업무 특성상 주 1권의 책을 읽게 된다. 그런데 책을 읽고 그냥 생각으로만 남기면 금새 잊어버리는 것 같아서 이렇게 리뷰를 쓰기로 했다. 책의 줄거리나 메시지 같은 걸 정리해주는 형식의 리뷰는 지양한다. 이 리뷰의 목적은 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난 다음 나의 생각을 소개하는 용도니까.
노력은 당신의 꿈을 이뤄주지 않는다
<뭐든 시작하면 어떻게든 된다>를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아직도 많은 사람이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착각한다'는 주장이었다. 언뜻 보면 패배주의를 전파하는 것 같고, 금수저 만능설을 주장할 것 같아서 인상이 찌푸려지지만 저자의 논리는 나의 예측을 모두 빗겨가며 나를 설득해갔다. 그로인해 나는 지금 노력이 꿈을 이뤄준다는 허황된 착각을 버린 상태다. 물론 노력이야 말로 꿈으로 가는 유일한 왕도라는 사실에는 동의한다. 다만 모든 노력이 꿈을 이루어준다는 헛된 믿음을 부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각자의 기준에 맞는 꿈을 갖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꿈을 이뤄낸 삶을 '성공적인 삶'이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 한 가지 이질적인 목표를 추가한다. 꿈 = 성공 = 욕망의 실현이라는 공식이다.
처음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그의 의견에 동화되었다. 꿈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보통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나, '관련 업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 명예를 얻는 것' 등으로 포장하지만 사실 세심하게 묘사하라고 하면 '연봉 5천만원 이상의 안정적인 직장'이나 '연봉 1억 이상의 전문가' 등의 값어치를 정해둔다. 자신의 꿈을 '연봉 150만원만 벌어도 행복한 가장'이라고 정해두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그러니 꿈과 성공은 같은 말이고 또 욕망의 실현과도 같다.
내가 이렇게 꿈에 대한 해설을 길게 늘어놓은 이유는 꿈에 대한 환상과 집착을 버리게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찾기도, 이루기도 힘든 환상 따위에 집착하느라고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다. 이제부턴 꿈을 버려라. 꿈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나면 오히려 당신에게 이로운 것이 더 많다.
꿈 대신 눈앞의 이익을 따라라
우리 사회에는 '직업엔 귀천이 없다.', '우리는 모두 소중하다'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은 이렇게 말하면서도 동시에 '꿈은 크게 가져라', '꿈을 위해 모든 걸 걸어라'라는 말을 해댄다. 어떻게 직업엔 귀천이 없는데 위대한 꿈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모두 다 겉만 번지르하게 포장한 모순된 격언에 불과하다.
우리가 진짜로 소중히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눈앞의 이익이다. 이번달 급여가 얼마나 될 것인지, 그래서 나는 어떤 맛있는 음식을 사 먹을 수 있는지, 또 어디로 여행을 떠나고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지다. 이런 것들을 얻지 못하는 데 5년 후, 10년 후의 미래에 연봉을 얼마나 받을지 상상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당장 이번 달 급여가 작년 이맘 때 급여와 같은데 5년 후엔 어떻게 올라갈 수 있겠는가? 눈 앞의 이익을 쫓는 사람만이 5년 뒤, 10년 뒤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니 저 멀리 허황된 꿈 대신 눈앞의 이익을 따라보자. 그동안 꿈과 야망을 이루기 위한 노력과 인내의 시간이라는 핑계로 당장 해야하지만 하지 않았던 것들을 행동으로 옮겨보자. 예를들면 가족과 식사 시간을 2시간 더 늘려보기, 본업 외에 공부나 아르바이트로 다양한 능력 개발하기 등이다.
노력의 보상은 원래부터 성공이 아니다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그렇게 내키는대로 계획없이 살다간 실패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전혀 근거가 없다. 그저 저렇게 살기 싫어서 핑계로 만들어낸 가설일 뿐이다. 물론 내키는대로 살면 인생이 망할 수 있다. 하지만 내키는대로 노력하며 사는 사람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 노력이란 그런 것이다. 당신이 무슨 노력을 하든 절대로 망하게 하지 않는 것.
노력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은 십 수년 째 노력을 해왔지만 성공하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말한다. "역시 나 같은 건 노력해도 가망이 없었어" 그리곤 성공을 얻을 수 없는 노력은 의미가 없다며 노력을 그만둬버린다. 하지만 내 생각에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의 생각엔 이것이 가장 바보 같은 짓이다.
노력을 하면 아무리 못해도 실패하지 않는다. 노력 끝에 목표나 이익이 달성되지 않아도, 꿈이 이뤄지지 않아도 성장한 자기 자신은 남는다. 무조건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뻔히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목표에 대해서도 노력을 넘어 노오오오력을 해야 한다. 왜? 성장을 위해서.
한마디로 노력의 보상은 성공이 아니다. 성장이다. 우리는 노력을 통해 성공을 이뤄낼 때 보람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목표와 성공을 쫓으며 달려오는 사이에 어느새 성장해버린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니 오늘부턴 꿈을 좇지 마라. 꿈을 찾는다거나 이루기 위해 노력을 퍼붓지 마라. 노력은 온전히 눈앞의 이익, 목표, 작은 보람을 위해 사용해라. 그렇게 노력을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당신은 성장할 수 있을 것이고 어느새 성공의 문턱에 다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