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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남편 김광석 Mar 04. 2018

사진, 몸이 편해야 찍힌다

픽디자인 캡쳐V3 카메라클립

2년 전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shinabro/35


사진 입문을 앞둔 친구들이 '좋은 카메라'가 무엇이냐고 물어올 때를 대비해서 써둔 글이었다. 글의 핵심은 '좋은 카메라'는 없다는 것이었고, 이런 글을 쓴 이유는 '뭐든 좋은이 일단 들고다녀서 실력을 늘리라'고 말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카메라를 산 사람 중 7~80%는 2~3개월에 1~2번 정도 출사를 즐기다가 카메라를 방구석 어딘가에 넣어두거나 평화나라 중고센터에 올린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이런 결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카메라의 무게'다. 학창시절이나 대학시절에 카메라에 입문한 사람이 아니라 적정한 수입이 보장된 취업 이후 카메라에 입문한 사람들의 특징은 '이왕 사는 거 좋은 거 사자'라는 마인드다. 이런 마인드가 나쁜 건 아니다. 비싼 카메라는 그런 값어치를 하기 마련이니까. 문제는 카메라라는 장비는 비싸면 비쌀수록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간혹 가볍게 만드는 게 기술인데 비싸면 가벼워지지 무슨 소리냐고 되묻는 사람이 있는데, 그건 동일한 수준의 스펙일 때의 이야기이다. 아무리 가볍게 만드는 것이 기술이래도 보급형 크롭바디와 전문가용 풀프레임바디의 무게 차이는 극복할 수 없다.


캐논 보급기인 200D의 무게 460g 이하


캐논 고급기 5D MARK4와 소니 A9의 무게 / 아무리 미러리스라도 보급기보다 가볍기 힘듦.


그래서 나는 최대한 가벼운 바디를 사라고 말하고, 최대한 편하게 최대한 많이 들고다니라고 말한다. 카메라가 무거우면 들고 나가기도 힘들고, 다루기도 힘들다.(손목도 아프고 팔도 아픔)

* 5d니 a9이니 좋은 장비를 사두고 무겁고 불편해서 못들고다니거나 기껏 들고 나가놓고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다면 좋은 장비가 다 무슨 소용일까?


피치못할 사정으로(지름신에 패배하여서) 실력과 경험에 어울리지 않는 비싼 바디를 지르게 되었다면 편의성을 높일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나같은 경우는 아래 사진처럼 케이블타이와 등산용 고리를 이용해서 카메라를 가방에 고정시켰다. 이렇게 해두면 대중교통을 이용할때나 렌즈를 교체할 때,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두 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왼쪽' 고리에 '가운데' 케이블타이를 연결하면 '오른쪽'처럼 가방에 고정된다.넥스트렙을 반대편 고리에 연결하면 2중 보호가 된다.


하지만 이건 임시 방편으로 내 카메라의 무게가 렌즈를 포함해 1kg 언저리였기에 가능했던 조치였다. 지난 2년 자연스레 사진 경험이 쌓이고, 욕심이 생기면서 렌즈를 업그레이드 했더니 케이블타이가 그 무게를 견디기 어려워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러다간 비싼 렌즈가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칠 것 같아서 특단의 대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새로 영입한 탐론 24-70. 싸구려 렌즈라 무게가 어마어마하다.


그 때 찾은 것이 이번에 DCM 카메라 매거진을 통해 얻게 된 아이템 '카메라클립'이다. 카메라 클립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가방에 부착하는 형태부터 바디가 아닌 렌즈만 부착하는 형태, 멜빵처럼 몸에 둘러입는 형태(이건 클립이라고 하진 않지만 용도는 동일하다)등이 있다.


카메라클립은 원래는 카메라를 동시에 2대 이상 운영하거나 다수의 렌즈를 교체해가며 촬영하는 프로용 장비였지만 고프로 시리즈의 인기와 함께 클립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아마추어 계층에서도 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그중 카메라 바디를 가방에 연결하여 손을 편하게 하는 장비였다. 기존에 케이블타이와 고리를 이용해서 사용하던 것과 동일한 편의성을 보여주지만 안정성과 편의성을 훨씬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카메라클립이 아직 제대로 된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아서 개별 제품의 단가가 비싸다는 것이다. 약 11만원 정도로 가장 저렴한 단렌즈의 가격과 유사하다.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필터 한 장 사는 것은 아까워하지 않지만 더 편한 사진활동을 위해 카본 삼각대나 좋은 가방을 사는 것은 꺼리는 서민 아마추어들에겐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다행히 나는 DCM 카메라매거진에서 모집한 카메라클립 체험단에 선정되어서 이 좋은 제품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 후기는 냉정하게 쓸거다.)



택배가 하루 밀려서 오는 바람에 현기증이 나서 제품 표지 컷이 다 흔들렸다.(ND필터를 껴놓고 뺄 생각도 못하고 사진부터 찍고 포장 뜯어버림 ㅋㅋ)


2년 동안 많이 닳아버린 고리와 3가닥을 연결했는데 2가닥이 끊어져버린 케이블타이를 과감하게 떼어버렸다. 칼이나 가위를 쓰지 않고도 팍 잡아당기니까 뚝 하고 끊어지는 게 확실히 내 바디가 가벼웠으니 망정이지 조금만 좋은 카메라였으면 이미 끊어졌을 각이다.


'캡쳐프로'로 유명한 픽디자인 브랜드의 신버전 답게 캡쳐프로와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제품명은 캡쳐V3다. 짙은 검정색과 무광택 코팅이 스크레치로부터 디자인 훼손을 막아줄 것 같아 거침없이 쓸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워서 걸리적거리거나 짐이 느는 것 같은 느낌을 막아줄 것 같다.


상자를 열어보니 나사 두 개가 여분으로 들어있었는데, 제품에 부착되어 있는 손으로 돌리는 형식의 나사와 교체할 수 있는 나사다. 이들을 넣어준 이유는 한 개의 가방에 고정해놓고 사용하는 경우 카메라를 걸었다 뺐다 하는 사이나 사진활동을 하는 사이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사가 풀려 카메라가 떨어지지 않도록 드라이버를 이용해야만 풀리는 나사로 교체하라는 의미다.

한 달여 정도 시간 동안 체험을 해보니 처음부터 나사를 교체해서 한 자리에 고정시키는 것보다는 처음엔 손가락으로 나사를 풀러 출사 도중에 여기저기로 위치를 바꿔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사를 바꿔버리면 하루 종일 같은 자리에 놓고 촬영해야 하는데 그 자리가 몸에 맞지 않으면 더 불편하게 되니까. 꼭 처음엔 기존에 장착된 나사로 사용하길 권장한다.


바디에 연결하지 않고 일단 구조를 살펴보기 위해 클립끼리 연결해보았다. 사진을 보면 위쪽에 툭 튀어나온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이 더이상 클립이 밀리지 않도록 고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잘 기억해두었다가 '카메라를 꺼내기 쉬운 방향'으로 가방에 연결할 것인지, '카메라가 떨어지지 않을 방향'으로 연결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원버튼으로 연결을 고정했다가 해제했다가 할 수 있다.


가방에 연결할 때는 툭 튀어나온 안전장치 부분의 방향에 유의해야 한다.


나처럼 툭 튀어나온 부분이 위로 가게끔 가방에 연결하면 안정성은 약간 떨어진다. 실수로 우측에 있는 버튼을 눌러버리면 카메라가 스륵 미끄러져 땅으로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스트랩을 가방에 연결해둘 수 있기 때문에 땅으로 떨어뜨릴 일은 없다. 그래서 편의성을 높일 수 있게 안전장치가 위로 가는 형태로 장착했다. 이러면 버튼을 살짝만 눌러도 카메라를 쉽게 꺼낼 수 있고, 끼워 넣을 때도 아주 편리하다.


반대로 이렇게 안전장치가 아래로 향하게 연결하면 카메라를 걸고 빼는 것은 불편함이 있지만 카메라를 땅에 떨어뜨릴 일은 없어서 안전성이 높아진다. 나처럼 스트랩을 가방에 연결하거나 목에 걸어둘 것이 아니라면 이 방법으로 장착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렇게 카메라를 연결하면 렌즈가 바닥을 보게끔 가방에 고정된다. 그러면 이동하면서 뷰파인더를 보기에도 편리하다.



앞서 말했듯이 이 장치는 편의성을 높여주는 데 의의가 있는 제품이다. 만약 내가 카메라를 샀는데, 그것을 잘 들고다니지 않는 이유가 불편해서라면 이 장비를 사용해보길 권장한다. 꼭 장비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카메라와 렌즈를 합친 무게가 1kg이 넘지 않는다면 나처럼 케이블타이와 고리를 이용해서도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무게가 1kg이 넘는다면 돈을 조금 들이더라도 꼭 장비를 사용하자.(10만원 아끼려다가 수리비가 더 나올 수 있다.)


*본 후기는 DCM카메라매거진의 도움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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