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송림동
내가 어릴 때 우리 친척들은 옹기종기 한 동네에 모여 살았다. 만수동 만부마을에 거주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5분에서 10분 거리 이내에 거의 대부분이 살고 있었다. 어릴 땐 그런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나도 어른이 되면 엄마, 아빠의 옆집에 살아야지'
나의 이런 생각을 말하면 엄마는 물으셨다.
'왜 같은 집이 아니고 옆집이야?'
그러면 나는 '그냥'이라고 했다.
그냥 그런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부모님의 옆집에 둥지를 트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 땐 몰랐다. 내가 어른이 되고도 무려 9년이나 더 오랫동안 부모님의 집 안에서 살게 될 줄은
스물아홉. 20년 전엔 많은 나이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아 보이는 나이. 나는 오늘 이사를 했다. 아니, 독립을 했다.
2018. 05. 05.
in 송림동
아그파 200
*한 달 느린 필름 사진집 입니다.
사진은 한 달 뒤에 올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