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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툰남편 김광석 Oct 21. 2019

생각대로 살기 위해, 나를 찾다

보고, 듣고, 읽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다

오늘부터 '나'를 연구하는 취미를 가져보기로 결심했다.


이제 곧 서른이 된다고 설레발을 친 것이 벌써 1년이 지났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스무 살이 되면 어른이 되고, 서른 살이 되면 정말 큰 어른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서른 살의 나는 스물아홉 살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고, 스물아홉 살의 나는 열아홉 살의 나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사이 대학도 졸업하고, 장교로서 군 복무도 해보고, 백수도 됐다가, 프리랜서, 스타트업 마케터 등 직업도 여러 차례 바꿨는데도 말이다.


이쯤 되니 확신이 든다.


사이어인도, 포켓몬도 아닌 나는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거나 삶에 어떤 계기가 있었다고 해서 180도 변하는 그런 기적을 일으키지는 못한다. 한순간 충격으로 인해 잠시 다른 태도를 취할 수는 있어도 하루, 하루 조금씩 채워져 가는 '나'라는 사람이 개과천선, 환골탈태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언제 변하는 것일까? 언제 삶의 안정을 찾아내고, 언제 나의 평생의 꿈을 발견하고, 또 언제 미친 듯이 그것을 향해 달려갈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우습게도 이 생각의 끝에서 내가 찾아낸 답은 '아직 모르겠다'였다. 지난 3년 동안 동기부여 미디어 스타트업 [열정에 기름붓기]에서 100편이 넘는 글을 쓰면서 매 순간 '나다움'과 '성장', '자아실현' 등을 외쳐왔던 내가. 정작 나 자신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니...



나를 알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공부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는 콘텐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써내는데 자신감을 갖고 살아간다. 이건 내가 기획, 카피라이팅, 작문 등 좋은 글을 쓰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스킬들을 공부하고 익힌 덕분이다. 또 나는 영어와 한자로 나의 이름을 적을 수 있고, 지도만 있으면 아무리 복잡한 길도 잘 찾아갈 수 있다. 이 또한 내가 학창 시절에 영어와 한자를 공부한 덕분이고, 군 복무 시절 독도법을 열심히 익힌 덕분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앞으로 가야 할 길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 것은 모두 '나 자신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한 탓이다.



그리고 나는 안타깝게도

이렇게 나 자신을 알지 못하고 살아가면,

내가 가장 혐오하는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돈이 없으니 없는 대로 생각해서 살고,

시간이 없으니 또 없는 대로 생각해서 산다.


남들이 좋아하니 나도 좋아해야 할 것 같아서 좋아하고,

어느새 남들과 함께 욕하고 있었으니 잘못된 줄 알고도 악플을 남긴다.


한마디로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사는 것이 나쁜 건 아니다. 누군가 이런 삶을 살아가는 것을 지향한다면 나는 그를 말리지 않을 것이다.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그 삶의 주인이 선택하는 것이니까. 다만 나는 그런 삶을 선택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한 공부를 시작한 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한 계획을 세워 살아가기로 했다.


마침 우리 회사에서 운영하는 소셜 살롱 중에 <나를 쓰다>라는 팀이 있어서 등록했다. (tmi이지만 등록 당시에는 내가 회사를 그만두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신청했었는데, 다행히 그만둔 직원도 다닐 수 있다고 해서 계속 다니기로 했다.) 재미있는 건 크리에이터 클럽 <나를 쓰다 5팀>인 우리 팀엔 정말 다양한 직업과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지만, 그들은 모두 나처럼 자기 자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 기획자가 기획하는 것이 얼마나 잘 맞아떨어지는지 궁금했었는데, 고객으로서 팀에 참여해보니 정말 정확한 타게팅을 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물론 영어학원에 등록했다고 해서 영어 공부가 저절로 시작되고, 마쳐지는 것이 아니듯. 크리에이터 클럽 <나를 쓰다> 팀에서 나처럼 나 자신을 찾고 싶은 사람들과 뭉쳤다고 해서 나에 대한 공부가 끝나는 건 아니다. 영어가 그렇고, 수학이 그렇고, 마케팅이 그렇듯 나 자신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돌아보고 학습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길고 지루한 과정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드는 나만의 방법은 그 과정을 '취미'로 인지하고 액션 하는 것이다.



굳이 '취미'로 지정하는 이유는 '나를 공부하는 일'이 노력 없이는 할 수 없는 난이도이기 때문이다. 나처럼 게으른 인간은 조금이라도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면 그 일을 처리하는 것을 계속 뒤로 미룬다. 나를 아는 것보단 오늘 맛있는 밥을 먹는 것이 우선이 되고, 일을 하는 것이 우선이 되고, 동백이를 시청하는 것이 우선이 된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하고 즐겨하는 활동인 '취미'라고 지정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면 밥, 일, 드라마 따위보다 우선이 된다. 이 효과는 아무리 일이 많고 바빠도 취미를 포기하지 않는 나의 이기적인 라이프스타일에서는 특히 극대화되어서 '나를 공부하는 일'은 나의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더니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뭘 그렇게 아등바등 힘들게 사냐"고 묻는다. 퇴직한 김에 푹 쉬고 그냥 채용공고 쭉 읽어보면서 맘에 드는 곳 하나 둘 지원해보다가 들어가서 살면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어차피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니 그냥 아무 데나 지원하고, 이왕 합격된 김에 열심히 살다 보면 퇴근시간은 찾아와 있다고.


어떻게 그런 삶이 더 편한 삶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고, 그의 인생관에 반대할 의사는 없지만. 나는 그냥 내가 편한 대로 나를 찾고,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고,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고 싶기에... 그냥 나를 찾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이렇게 생각을 굳히고 나니, 이젠 기대가 된다.

첫 모임에서 마인드맵을 그려가며 자신을 설명했던 우리 팀원들과 함께

하루, 하루 조금씩 찾아가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아래는 크리에이터 클럽 정기모임 후기(궁금한 사람만 보세요!)

크리에이터 클럽, 나를 쓰다 팀 정기모임에 참여하니 이런 화면이 우릴 맞이했다.


크리에이터 클럽 사용 설명서! 앞, 뒷면으로 임팩트 있게 핵심 기능들을 설명한다. 글 읽는 게 귀찮으면 모임이 시작됨과 동시에 보여주는 영상 설명서를 참고하면 된다 :)


열정에 기름붓기 시즌 다이어리는 크리에이터 클럽 모임의 필수품이다. 특히 쓰기 팀에 선 꼭 필요하다. 모임 중에 글을 쓰는 활동이 많고, 모임과 모임 사이의 2주라는 기간 동안에도 다양한 쓸거리들이 생기는데 이걸 다 다른 노트에 적어두었더니 나중에 내가 쓴 글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다이어리를 꼭 지참하고 다니며 3개월 동안 쓰는 글들을 한 곳에 모아두는 게 좋다!


다이어리는 크리에이터 클럽 멤버십을 신청한 모든 사람들에게 1권씩 지급된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조명 :)


각 팀 정기모임의 주제와 최근에 열린 더모임들의 표지 이미지가 붙어 있다.


이 게시판만 봐도 크리에이터 클럽에는 모임이 정말 많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대부분 타 모임 플랫폼에서보다 5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이런 가격으로 모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은

1.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열어준 덕분이고,

2. 크리에이터 클럽이 수수료를 거의 떼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부지런히 활동할수록 멤버십 비용 뽕을 뽑아갈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여러 차례 참가했지만, 태생이 게으른 나는 몇 가지 모임에 참여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사이드 프로젝트였던 <제로 투 아트>에서 만든 작품이다. 실물로 보면 더 멋있다 :)


정기 모임 중에 마인드맵을 그리며 나 자신을 찾는 시간을 보냈다.

나는 나 자신이 '여름 꽃게' 같다고 표현했었는데 이유는 내가 강한 줄 알고 이리저리 들이대다가 잘 맞고 다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 사람들은 이 부분에서 재미있어했는데 나는 스스로 뼈아픈 자아성찰이었다 ㅋㅋ


다음 모임 때까지 써와야 하는 미션 글이다. 이 글도 처음엔 이 미션을 하기 위해서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전혀 다른 글이 되었다. 역시 글을 쓰기 전에 제대로 기획하지 않으면 글의 내용이 복잡해지고 불필요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아! 여기서 하나 나의 특징을 발견했다. 콘텐츠를 쓰기 전에는 기획을 탄탄히 하고 글을 쓰기 시작하는 나인데, 일기나 나에 대한 글, 내 생각 같은 걸 쓸 때는 그냥 무턱대고 쓴다. 자신이 단단한 줄 알지만 실상은 물렁한 여름 꽃게처럼 나 자신을 잘 안다는 착각이 불러오는 실수인 것 같다. 이후로 글을 쓸 때에는 충분히 고민하고 기획을 한 다음 키보드를 두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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