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무어, <레버리지>를 읽고
* 이 글은 멋지고 세련된 기법의 콘텐츠는 아닙니다. 전통적인 독후감의 형태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글의 내용이 필요치 않은 사람에겐 지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만 담았습니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알아두면 좋은 개념입니다. 그러니 꼭 끝까지 읽어두시길 권합니다.
직원은 절대로 사장보다 잘 살 수 없다
사장보다 행복할 수는 있어도 돈은 절대로 더 많이 벌 수 없다. 정확히 말하면 도박, 복권당첨, 주식투자, 부동산 투기, 재산상속 같은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운의 영역이거나 불법적인 영역이다. 합법적인 범주 안에서 본인의 능력으로 사장보다 더 많은 돈을 버는 직원은 있을 수 없다.
여기에 대해 꼭 사장보다 더 많은 돈을 벌 필요는 없잖아? 사장이 돈을 더 많이 버는 건 당연하지. 난 굳이 사장보다 돈을 더 벌지 않아도 돼.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더이상 읽어볼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특히 월 300만원 이하의 급여를 받으면서 일 평균 1시간 이상 초과근무와 통근시간이 왕복 1시간을 넘어서는 경우라면 반드시 이 글을 읽어보길 바란다. 이 글에서 추천하는 책 <레버리지>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책일테니까.
당신이 처음 들었을 단어 '레버리지'는 사실 이미 익숙한 개념이다
이 단어를 조금 친숙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아웃소싱, 고용, 외주. 한마디로 레버리지는 다른 존재에게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그의 시간과 재능을 구입하는 행위다. 그들은 사람이 될수도 있고 머신이나 프로그램이 될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 글을 읽고 있을 정도의 사람이라면 이미 당신은 다른 사람을 레버리지해보기도 했고, 다른 이에게 레버리지를 당해보기도 했을 것이다.
우리 사회와 배경이 다른 저자의 사례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어서 우리 사회에 맞춘 예를 한가지 들어보겠다. 당신이 레버리지를 당할 때 당신은 대표가 시킨 업무를 하고 급여를 받는다. 반대로 당신이 레버리지를 할 때 당신은 누군가가 차려준 음식을 먹고 값을 지불한다. 차이가 있다면 회사는 더 오랜시간 당신을 고용해서 더 많은 돈을 내고, 당신은 더 적은 시간 상대를 고용해서 더 적은 돈을 냈다는 것 뿐이다. 그렇다. 레버리지는 별 거 아니다. 그냥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다.
그런데 이 기본중의 기본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다는 걸까?
책의 도입부 사례는 다소 극단적이지만 이해가 쉽기에 요약하여 전달한다.
인도인 프로그래머 봅은 1억 7천만원의 연봉을 받는다. 그리고 자신의 일을 중국에 있는 아웃소싱 업체에 의뢰해서 연 3천 5백만원을 지불해서 처리한다. 그렇게 그는 업무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1억 3천 5백만원의 연봉을 챙겼다._p.10~11
그러므로 뛰어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의 차이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가지고 있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선택하고, 사용하고, 투자하는가에 달린 것이다._p.97
겉으로 보기엔 사기꾼 같지만 이 사례는 현재 자본주의 고용시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로 내가 지난해까지 다니던 회사에서 받은 급여와 회사가 남긴 이익의 비율을 생각해보면 딱 이정도다. 그렇기에 저자는 모든 독자들이 자신의 일을 레버리지함으로써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라고 말한다. 물론 모든 사람이 기업의 대표이거나 억대 연봉을 받고 있을 수 없으니 이렇게 큰 레버리지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가장 작고 쓸데 없는 일부터 남에게 시키고, 그렇게 얻은 시간의 80% 이상을 나를 위한 일에 사용하라고 말한다.
당신의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생각을 지배하는 것에 대해 단호하게 'NO'라고 말해야 한다. -중략- 핵심 결과 영역(KRA)과 소득 창출 업무(IGT)가 아닌 업무는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거나 버려야 한다._p. 118~119
선택의 기준은 언제나 당신의 비전과 가치여야 한다._p.137
여기서 말하는 핵심 결과 영역은 나의 비전, 인생, 삶의 질과 관련된 양질의 일이다.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일. 회사 실적에 도움이 되는 일. 혹은 퇴사 후 창업을 하는데 필요한 일에 집중하라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 그 업무에 필요한 지식을 쌓는 공부가 대표적이다. 그 다음엔 본인에게 가장 큰 돈을 벌어다주는 일인 소득 창출 업무(IGT)에 집중하라고 한다. 회사원을 기준으로는 인센티브나 승진이 걸린 업무 또는 이직준비, 연봉협상이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 외 단순 반복 업무나 나의 적성과 맞지 않는 업무 따위는 과감하게 다른 사람에게 댓가를 지불하고 처리하는 것이다.
8년 간의 사회생활 경험을 돌이켜보면 이 가르침은 정말 명심해야 한다.
회사에서 주는 일 다 받아서 처리하고 초과근무수당을 만땅으로 받아 버는 500만원과 해야 할 일만 골라서 잘하고 실력을 인증받아서 버는 500만원은 같은 500만원이다. 하지만 이들의 삶의 질은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나한테 필요 없는 일을 하고 싶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내 생각에 레버리지의 관건은 거기에 있다. 적합한 사람을 찾아 레버리지 할 때 레버리지의 효율은 폭발한다. 아무한테나 대충 넘기는 양아치짓을 하라는 게 아니다. 나에겐 필요 없거나 내가 못하는 잡무라도 잘해낼 것 같은 사람에게 정당한 댓가를 주고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결과도 좋고, 나에게 레버리지를 받은 그 사람에게도 이롭다. 이런 선순환이 잘 되어야 기업 또는 외주작업으로 인한 효과를 확대할 수 있으니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그렇게 다른사람을 통해 시간을 절약했다면 남는 시간은 돈을 벌고 성장하는데 써야 한다.
그래야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고, 이 선순환을 반복해서 자신의 회사를 차려야만 당신은 비로소 워라밸을 지키는 삶을 만들 수 있다. 돈을 적게 버는 대신 여유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워라밸'을 이루는 삶이 아니다. 그냥 돈을 포기하고 거기에 맞춰 삶을 사는 것이다. 롭 무어는 <레버리지>를 통해 말한다.
주말에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일주일 내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어떻게 '균형'이 될 수 있는가. 오랜 시간 싫어하는 일을 하고, 짧은 시간 동안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싱 어떻게 '균형'이 될 수 있는가. - 중략 - 당신은 사회와 타인이 규정한 시스템에 따라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가._p.32
중요하지 않은 일에 우선순위를 높게 둔다면, 그 업무가 당신의 모든 시간을 소모할 것이다._p.136
여기까지 듣고 '나는 할 수 없겠네', '내 업종에는 맞지 않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정말 그런가? 정말 당신은 다른사람에게 레버리지 할 일이 없는가? 당신 업종엔 정말 그런 사람이 없나? 아닐 것이다. 당장 당신의 고용주는 그 업계에서 당신에게 레버리지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당신처럼 훌륭한 인재를 순수익의 50%도 안주고 부려먹은 뒤 차액을 본인이 챙기고 있다. 당하고만 살지 말자. 어떻게 해서든 레버리지를 당하는 사람에서 레버리지를 하는 사람으로 나아가보자.
그리고 이 책 <레버리지>는 그 과정에서 당신에게 필요한 기본기를 전수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모두가 롭 무어처럼 부자가 되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의 삶보다 더 명확한 비전을 갖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살아내는 데는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니 위 내용에 공감했다면 섣불리 레버리지를 실천하려하기 보단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기억하자. 직원은 사장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없다. 절.대.로 말이다. 사장에게 시간과 능력을 레버리지 당하는 댓가로 월급을 받는 입장이라면 말이다. 레버리지 당하는 사람은 절.대.로. 레버리지를 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없다. 그러니 기억하고, 행동하자. 레버리지를 당하는 입장에서, 레버리지를 하는 입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당신은 스스로 아는 것보다 더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차근히 준비하라. 인생은 한 번 뿐이다._p.37
나는 안돼. 라고 말하지 말자.
당신은 아직 단 한 번도 사장이 되고자, 시도해보지 않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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