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스스로

엄마의 욕심과 딸의 자유의지가 충돌할 때

"핸드폰 그만보고, 하루에 10분씩, 매일매일 공부하면, 실력이 쑥쑥 자라날 거야!"


오늘도 난 초등학교 1학년 막내딸에게 잔소리이다

요즘과 같이 물가가 치솟고 경제가 어려울 때 육아휴직을 내는 것은 용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막내딸이 한글도 제대로 떼지 못한 상황에서 엄마의 도움 없이 학교를 가면 학교생활을 어려워하고 두려워할까 봐 아이를 위해 휴직을 선택했다.


그 보상심리일까? 난 매일매일 아이에게 잔소리를 한다.


첫째 아이가 8살일 때 난 이미 첫 번째 육아휴직을 한 바 있다. 그때 나는 학교와 학원을 다니고 돌아온 아이에게 매일 10분씩 일일 공부를 하도록 시켰다. 첫째여서 그런지 큰 아이는 공부하라고 하면 책상에 앉아 해당 페이지를 다 채우고 나와서 TV를 보고 놀기 시작하는 등 성공적으로 일정을 잘 소화했다. 지금도 첫째는 그 버릇이 남아 있어 학교 갔다 오면 늘 해야 되는 예습과 복습을 한 후 나와서 자신의 시간을 갖는다. 돌이켜보면 나름 성공한 육아휴직이었다.


그런데 막내는 쉽지가 않다. 내가 10분씩 공부하기를 시작하려고 하면 "엄마 이것만 보고 할게요.", "게임하고 나서 할게요", "친구와 통화하고 나서 할게요" 등 이유가 늘 생긴다. 결국 아이는 잠자기 전에 공부를 시작한다. 하품을 하면서 매일 10분씩 공부를 소화하고 있다.


아이의 그런 태도를 바꾸고자 일정표를 짜기도 하고, 내가 어렸을 때 겪었던 경험담을 이야기도 하고, 심지어는 언니와 비교도 했다. 막내는 그럴 때마다 "내가 알아서 할 거야! 엄마!"라고 말한다.


뭐가 문제일까? 내 말투 때문일까?

최근에는 아이에게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질문을 하는 형태로 의사를 묻는 어투를 사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금 8시인데, 언제 일일 공부할 거니?"

"30분에 할게"

"약속한 거니 꼭 지킬 거지?"


이 과정에서 난 속에서 용솟음치는 화를 참아내야 한다. 도대체 30분이 지금 몇 번째야 하면서......


오늘도 난 아이에게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질문을 한다. 그럴 때마다 답변하는 아이는 이유를 늘어놓는다. 오은영 선생은 아이의 말을 끊으면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으니 끝까지 들어주라고 한다. 하지만 아이의 뻔한 변명을 듣고 있노라니 중간에 말을 뚝 끊고 싶다. 가슴속에 '참을 인(忍)'을 세 번 새기면서 말이다.


'조금 있으면 하겠지'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지만, 벌써 육아휴직 절반이 흘렀다. 성질 급한 나에게는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자라게 하는 것이 참으로 쉽지는 않다.


누군가는 참을 인(忍)을 보고 가슴 위에 칼이 있는 상형문자로 '잘못하다가는 가슴 위에 놓인 칼이 찔릴지도 모르니 요동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의 마음속에 때로는 죽순처럼 솟아오르는 '온갖 미움, 증오, 분노, 배타 심 그리고 탐욕 등이 싹틀 때마다 잘라내라는 의미도 있다'고 했다.


자존감과 자기 주도는 상관관계라는데 결국 나는 스스로 하는 아이가 되도록 기다려야 한다.

참으로 육아는 어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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