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과 불꽃 사이에서

부모와 아이가 생각하는 동화 : 스물한 번째 이야기

by 워킹맘의 별빛 동화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점점 더 빠르고, 경쟁적이며,

설명되지 않은 불안으로 가득 차고 있다면

우리는 그 안에서 무엇을 지키며 살아가야 할까요?


〈누렁이의 기막힌 복수〉는 사랑보다 생존이 먼저가 되어버린 사회의 구조를 동물의 세계에 비추어 담은 이야기입니다. 누렁이는 특별히 나쁘지도, 부족하지도 않지만 늘 밥그릇을 빼앗기는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이 동화는 ‘착하면 손해 본다’는 단순한 교훈이 아니라, 왜 어떤 존재는 반복해서 밀려나는지, 그리고 그 구조 속에서 아이들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묻고자 했습니다. 복수 이후에도 남는 허전함과, 끝내 다시 밥그릇을 내미는 장면은 공존 없는 승리가 얼마나 공허한지를 보여줍니다.


〈불꽃을 품은 사랑〉은 계산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사랑은 언제나 합리적이지 않으며, 때로는 스스로를 소진하면서 이어집니다. 어미 소가 불길 앞에서 망설이지 않는 장면은 희생을 미화하기 위함이 아니라, 아이가 이미 받고 있는 사랑의 깊이를 조용히 인식하게 하기 위해 그렸습니다. 말보다 행동으로, 교훈보다 온기로 남는 사랑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두 편의 동화는 모두 동물이 주인공이지만 우리의 사회와 가족을 비추고 있습니다.


세상은 밥그릇의 논리로 움직이지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결국 불꽃같은 사랑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끝내 지켜야 할 것은 밥그릇 그 자체가 아니라, 나누려는 마음, 감싸려는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1. 누렁이의 기막힌 복수 _ 밥그릇을 지켜라

아침 햇살이 개집 안으로 들어와 나의 졸린 눈을 눈부시게 깨운다. 내 이름은 누렁이, 엄연히 노란색을 가진 강아지인데 사람들은 나를 똥개라고 부른다.


우리 주인은 매일 새벽 농사 나가기 전, 어김없이 내 밥을 챙겨주신다. 그때마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주인 다리에 기대고 싶지만, 온몸에 흙이 잔뜩 묻은 내 모습을 보고는 슬그머니 멈춘다. 괜히 주인 옷을 더럽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주인이 만들어준 밥을 먹으러 성큼 다가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까마귀가 어디선가 날아와 내 밥그릇을 툭툭 쪼았다.


"까~악! 오늘도 잘 먹을게, 똥개 누렁이!"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커다란 들개가 나타났다.

"으르렁! 까마귀야, 감히 너가 먼저 먹어? 이 밥은 내 거야!"

들개는 으르렁 이빨을 드러내며 까마귀를 밀쳐냈고, 까마귀는 발끈하며 날개를 퍼덕였다.


나는 조용히 밥그릇 앞에 주저앉아 있었다. 아니, 사실 조용히 있기 싫었다. 속으로 외쳤다. ‘야! 이 깡패들아! 그만 좀 해!!’ 하지만 현실은… 내 입에서 나온 건 그저 작은 한숨뿐이었다.


처음엔 나도 반항해 봤다. 하지만 주인 없는 틈을 타 까마귀는 내 머리를 쪼아대고, 들개는 내 꼬리를 물어버렸다.


결국 나는 밥을 빼앗긴 채 남은 밥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주인에게 이 사실을 말하려고 해도 멍멍만 댈 뿐 전달할 수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이제는 정말 못 참아!’

그래서 나는 이대로 배고픈 삶을 살 수는 없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그날 밤, 달빛 아래에서 완벽한 작전을 세웠다.


다음 날 아침, 나는 평소처럼 밥그릇 앞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나는 어젯밤에 찾은 작은 돌멩이를 밥그릇에 몰래 숨겨 두었다.


까마귀는 눈치도 못 채고 쪼아 먹기 시작했다.

"깍! 이거야, 이 맛이야… 으악!!"

까마귀는 눈을 부릅뜨고 입을 벌린 채 펄쩍 뛰었다.

딱딱한 돌을 쪼아버린 부리가 욱신욱신 아파왔기 때문이었다.

"이, 이게 뭐야?! 밥이 아니라 돌멩이잖아!"


나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내 밥인데? 왜 못 먹겠니?"

까마귀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조용히 날아가 버렸다.

이제 남은 상대는 들개였다.


나는 밭에서 몰래 매운 고추를 한 움큼 물고 와선 조심조심 이로 썰었다. 입 안이 얼얼했지만 꾹 참았다. 이번엔 꼭 성공해야 하니까

"크르릉! 꼬맹이, 오늘도 네 밥은 내 거다!"

들개는 으르렁거리며 밥그릇을 차지했다.

그리고 한입 가득 입에 넣었다.

그런데…


"헉!! 으아아악!! 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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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워킹맘, 아이들의 말과 사회현상을 글 소재의 원천으로 삼아 어린이에게 도움이 될 동화를 만드는 작가이자 메시지를 스토리로 전달하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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