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가족의 열한 번째 질문
믿음은 무엇일까?
오늘 우리, 비둘기 가족은 아파트 난간을 떠나 오래된 시장 골목 위를 날고 있었다.
국회의사당까지 가려면 아직 15킬로미터가 남았다.
하지만 철학자 비둘기들은 급하지 않다.
사유에는 늘 우회로가 필요하니까.
그때였다.
아래에서 아주 큰 소리가 들렸다.
“예수천당! 불신지옥!”
나는 깜짝 놀라 날개를 퍼덕였다.
솔직히 말하면, 순간 119 구급차가 지나가는 줄 알았다.
구급차가 오면 차들이 두 갈래로 갈라지듯,
우리 비둘기들도 본능적으로 하늘에서 갈라진다.
그런데 사이렌은 없었다.
확성기를 든 사람이 골목 입구에 서 있었다.
목소리는 컸고, 얼굴은 진지했고,
사람들은 그를 피해 조금스럽게 옆으로 걸어갔다.
“와… 저 사람은 믿음을 소리로 재나 봐.”
내가 중얼거리자 누리가 킥 웃었다.
“데시벨이 신앙의 단위면
우리 ‘구구구’도 꽤 센 편인데?
그 남자는 다시 외쳤다.
“믿지 않으면 지옥 불에 떨어집니다!
지금 바로 예수 믿으세요!”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지옥불에 떨어진다?’는 말에 괜히 날개를 확인했다.
아직 붙어 있다. 다행이다.
이번에는 골목 앞 맞은편에서 다른 장면이 보였다.
작은 트럭 하나. 그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이 있었다.
노숙자처럼 보이는 사람들,
허리가 굽은 노인,
초등생으로 보이는 아이도 있었다.
그 가운데, 앞치마를 두른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이
주걱과 국자로 음식을 퍼 나르고 있었다.
“밥 왔어요. 천천히 받아요.”
소리는 크지 않았다. 확성기도 없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앞에서 멈췄다.
“저 사람도… 종교인인가?”
내가 물었다.
엄마 비둘기 새벽(로고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저기 교회라고 적혀 있네.”
“근데 왜 안 외쳐?”
내가 다시 물었다.
아빠 비둘기 달빛(에피스테미)이 조용히 말했다.
“믿음이 크면
소리가 작아질 때도 있거든.”
나는 다시 확성기 쪽을 봤다.
그 남자는 여전히 외치고 있었다.
땀이 흐르고, 목소리는 더 커졌다.
그리고 다시 밥 트럭 쪽을 봤다.
할머니는 국을 더 떠주며 말했다.
“오늘은 추우니까 국물 조금 더 줄게요.”
그 말에 어떤 남자가 고개를 깊이 숙였다.
“고맙습니다.”
그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나는 분명히 들었다.
누리가 내 옆에서 말했다.
“두리, 이상하지 않아?”
“뭐가?”
“한쪽은 천국을 말하고
한쪽은 오늘 아침을 말해.”
나는 잠시 말이 없었다.
확성기를 든 남자는
사람들을 위로 끌어올리려는 것 같았고,
밥을 퍼주는 할머니는
사람들을 땅에 단단히 붙잡아 두는 것 같았다.
아퀴비둘 할아버지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중세에는 믿음을 말로 증명하려 했지.
그래서 말이 넘쳐났단다.”
소피오스 증조할아버지는
아주 천천히 날개를 접으며 말했다.
“고대에는 이렇게 물었지.
‘선한 삶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대답은 늘 행동 쪽에 가까웠단다.”
할머니는 트럭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때다. 우리는 골목으로 날아가 떨어진 밥과 반찬을 먹기 시작했다
비둘기의 자존심이 바닥에 떨어졌지만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
누군가 물었다.
“힘들지 않으세요?”
할머니는 웃었다.
“힘들죠. 그래도 안 하면
마음이 더 무거워요.”
그 말에
날개를 잠시 펼쳤다 접었다.
‘아, 저게 믿음인가?.’
우리는 다시 날아올랐다.
국회의사당은 아직 멀었다.
“믿음은 놓지 않는 것일까?”
할머니와 아줌마들의 어깨 무게는 무거워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무거운 무언가를 지고
묵묵히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