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왜 싸울까?

비둘기 가족의 열여덟 번째 질문

by 워킹맘의 별빛 동화

나는 맞고, 왜 너는 틀릴까?


눈부신 아침 햇살이 건물 사이로 따쓰하게 길게 들어왔다. 나는 날개를 한 번 크게 펼쳤다.

“오늘도 날아볼까?.”

빛을 받은 날개를 바라보며 누리가 옆에서 하품을 했다.

“우리 가족… 오늘도 국회의사당 쪽으로 가는 거지?”

“맞아! 가면서 사람들도 구경하고.”

누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제일 재밌지.”

우리 가족은 도심 쪽으로 날아갔다. 아침의 도시는 늘 생각보다 바쁘다. 차들은 줄지어 있었고, 지하철에서 사람들은 오르락내리락, 버스도 사람들로 가득 찬다.

모두 어디론가 서둘러 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아니! 여기 주차하면 안 된다니까요!”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동시에 그쪽을 내려다봤다. 골목 한가운데에서 두 사람이 마주 서 있었다.

한 사람은 차 옆에 서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팔짱을 낀 채 서 있었다. “여기 내 자리라고요!” “아니, 이건 공용입니다!” 누리가 말했다.

“형… 저건 뭐야?” 나는 말했다. “음… 인간식 둥지 싸움.” 두 사람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여기는 항상 내가 대요!” “그건 당신 사정이고요. 여기 공용주차라고 써줘 있잖아요!”

“선을 봐요! 선!” “선 안 넘었거든요! 그리고 뭐가 다른데요”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선을 안 넘었는데 왜 넘었다고 하지?’

그때 아퀴비둘 할아버지가 코를 훌쩍였다.

“인간은 선보다 자기 생각을 먼저 보는 법이지.”

상황은 점점 심해졌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모였다. 어떤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니 공용주차공간에 내 자리가 어디 있어요?"

"저 사람 말이 맞는 것 같은데…”

사람들은 두 사람 이야기를 들으며 판단하려고 애를 쓴다.

"내가 이 자리에 주차하기 위해 관리비를 더 내고 있단 말이에요?"

“아니, 공용 주차장 관리법에 그런 내용이 있나요?"

"없잖아요!" 주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끄덕 거린다.


누리가 작은 눈을 동그랗게 크게 떴다.

“형… 사람들이 둘로 나뉘었어.”

나는 중얼거렸다. “같은 장면을 보고도 다르게 보는구나.”

그때였다. 한 아주머니가 끼어들었다.

“그냥 조금씩 양보해서 나란히 주차해요. 저기 자리도 있네!”

두 사람은 동시에 말했다. “제가 왜요?! 여기 나가는 곳이 가깝단 말이에요”

나는 깜짝 놀랐다. “와… 동시에 말했어.” 누리가 킥 웃었다.

“형, 저건 완전 합창이다.”

소피오스 증조할아버지가 조용히 말했다.

“고대 철학자들은 이렇게 물었단다. 우리가 보는 것이 진실인가, 아니면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인가.’”

나는 그 말을 듣고 아래를 다시 내려다봤다.

두 사람은 여전히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둘 다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았다.


그때 아빠 달빛이 말했다.

“사람은 틀려서 싸우는 게 아니라, 각자 옳다고 믿어서 싸우는 거야.”

엄마 로고스가 덧붙였다.

“문제는 옳음이 하나라고 생각할 때 시작되지.” 나는 잠깐 생각했다.

비둘기 세계에서는 자리싸움이 생기면 보통 간단하다.

더 센 쪽이 이긴다. 아니면 그냥 다른 데로 간다.

그런데 인간은 달랐다. 떠나지 않고, 양보하지 않고, 계속 말한다.


그때였다. 차 안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던 아이가 나온다.

"아빠, 나 초등학교 수업시간 늦어 그냥 아무 데나 주차해!" 그리고 우리는 동시에 봤다.

어른보다 아이가 더 현명해 보였다. 순간 두 사람의 말이 멈췄다.

“…….”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차 옆에 서 있던 남자가 머리를 긁적였다.

팔짱을 끼고 있던 사람도 시선을 살짝 피했다.

“……그래, 일단 주차합니다. 다음에 봐요.”

“……그러시죠.”

두 사람은 조금 어색한 얼굴로 차를 나란히 주차하기 시작했다.


누리가 속삭였다. “형… 끝난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생각보다 빨리.” 누리는 잠깐 아래를 보다가 말했다.

“근데 아까까진 진짜 싸울 것 같았는데.” 나는 웃으며 말했다.

“말이 길어질수록 싸움도 길어지는 것 같아.” 그때 아퀴비둘 할아버지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

“인간은 이기기 위해 말하기도 하지만, 가끔은 멈추지 못해서 계속 말하기도 하지.”

소피오스 증조할아버지도 조용히 덧붙였다.

“고대 철학자들은 진실을 찾기 위해 질문했지만, 지금은 자기 생각을 지키기 위해 말을 하는 경우도 많단다.”


나는 그 말을 곱씹었다.

‘진실을 찾는 말과 이기기 위한 말은 다르구나.’

그때 엄마 로고스가 말했다. “서로 다른 생각은 자연스러운 거야. 문제는 다름을 틀림으로 바꾸는 순간 시작되지.”

아빠 달빛이 조용히 말했다. “사람은 상대를 이해하기보다 자기 마음을 먼저 지키려고 하니까.”


나는 다시 아래를 내려다봤다. 두 사람은 차 문을 닫고 각자의 길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까의 큰 목소리는 사라졌고, 조금 전 일이 없었던 것처럼 거리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왜 사람들은 자기가 맞다고 생각할까?.

그리고 그 옳음이 너무 커질 때 서로를 밀어내는 것 같았다.


누리가 내 옆에서 말했다.

“형.” “응?” “그럼… 누가 맞았던 거야?”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

“글쎄… 둘 다 맞았을 수도 있고, 둘 다 틀렸을 수도 있어.”

누리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가능해?” 그만 웃어버렸다. “인간 세상에서는 가능한 것 같아.” 그때 소피오스 증조할아버지가 말했다.

“진실은 하나일 수 있지만, 그 진실을 보는 시선은 하나가 아니란다.” 아퀴비둘 할아버지가 덧붙였다.

“그래서 인간은 사실보다 해석으로 더 자주 부딪히지.”

나는 오늘의 질문을 마음속에 적었다.

“우리는 같은 것을 보고도 왜 다르게 생각할까?” 그리고 아주 작게 덧붙였다.


“다른 생각은 틀린 걸까, 아니면 다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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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워킹맘, 아이들의 말과 사회현상을 글 소재의 원천으로 삼아 어린이에게 도움이 될 동화를 만드는 작가이자 메시지를 스토리로 전달하는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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