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뇌레브로, 베스터브로, 헬싱키 칼리오
지식백과에서 찾아보니 '힙하다' 혹은 '힙스터'의 명확한 사전 정의는 '기존 대중의 유행에 따르지 않는 부류를 뜻하는 패션 용어'라고 한다. 요즘은 '트렌디하다, 핫하다'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은데 북유럽 3개국 도시에는 그런 동네가 하나씩 있었다. 코펜하겐에선 뇌레브로와 베스터브로, 스톡홀름의 쇠데르말름, 헬싱키의 칼리오이다.
평소에는 구로에서 80% 이상의 시간을 보내는 내가, 힙스터 코스프레를 하러 다녀왔다!!
코펜하겐의 트렌드 세터들은 모두 이 동네로 모인다고, 요즘 가장 핫한 동네.
주소 : Jægersborggade 50, 2200 København N, 덴마크 (뇌레브로도 동네 이름이라 정확한 지도는 없고, 이 주소는 유명한 오트밀 가게인 Grød의 주소.)
Tip : 11~12시부터 오픈하는 가게가 많아서 그때부터 방문해야 충분히 볼 수 있다. 아시스텐스 묘지 바로 옆에 있고, 시티 바이크 스테이션도 있다.
처음엔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그냥 건물 줄지어 있는 길인데, 하나둘 오픈을 하니 특유의 세련된 분위기가 생겼다. 과하지 않은 멋이 있는 개인 샵, 음식점이 있고, 저녁에는 맥주 한잔 하러 나온 사람들로 사람이 늘 있다. 바로 근처에는 공원도 있다.
'뇌레브로에서 여기는 대표하는 곳이니 꼭 이곳들을 가봐야 한다!'라기보다는 내가 방문했던 곳들 중에서 좋은 데만 추린 것이니 감안하고 봐주시길.
나는 일부러 숙소를 뇌레브로에 있는 에어비앤비로 잡았는데, 이 Good Life Cafe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4인, 6인 도미토리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숙소 관리도 깔끔하게 되고, 무엇보다 이 맛있는 커피와 치즈, 잼을 얹은 고퀄리티 홈메이드 브래드를 아침으로 먹을 수 있다.
뇌레브로를 대표하는 가게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만약 이쪽에서 머물 거라면 강추하는 숙소이자 카페!
오트밀 전문점인 그뢰드는 코펜하게너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곳이고 뇌레브로를 대표하는 곳이다. 아침 절이 지나니까 사람이 많았다.
기본 오트밀(로 보이는 메뉴)을 주문했는데 45dkk 정도로 저렴하게 식사를 대체할 수 있다. 나는 그전에 뭘 먹고 간 상태라서 다 못 먹었다. 오트밀 먹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밀가루 반죽 먹는 느낌이라 솔직히 뭔 맛에 먹는지 모르겠고.. 다만 크림이랑 달지 않은 애플잼 덕분에 꾸역꾸역 먹었다. 완전 건강한 맛이긴 했다.
나는 앉아서 간단하게 일기도 쓰고, 일정도 짜고 했다.
수제 카라멜 전문점. 카라멜 반죽을 펴고 자르는 작업 과정을 모두 볼 수 있다.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게, 페북이랑 인스타 홍보를 열심히 하더라. (그러나 모노톤의 미를 살려주시는 센스..ㅠ)
시식도 하나 해보고 맛있어서 나도 먹고, 선물용으로 주려고 몇 개 구입했다. 선반 위에 올라가 있는 한팩이 130g로 양이 넉넉한데, 가격은 50dkk(8700원) 정도라 선물로 주기도 좋은 듯. 대신 수제 카라멜이라 공산품처럼 유통기간이 길지 않다.
시나몬롤이 유명한 베이커리. 뇌레브로 말고 다른 곳에도 곳곳에 있는 것 같다.
하도 유명하다고 해서 나도 하나 테이크아웃해서 먹었는데 감동할 만큼은 아니었던 듯!
유명 작가의 책, 악세사리 등 온갖 예쁜 것 모아 놓은 셀렉숍이다.
파인애플 문양 디자인과 컬러풀한 인테리어가 북유럽에서 보기 힘든 곳이라 신기해서 사진을 팡팡 찍었음. 꽤 늦게 열었던 것 같은데 여기 오픈하는 거 기다리려고 그뢰드에서 시간 보냈던 것 같다. 근데 막상 딱히 눈길을 끄는 제품은 없어서 금방 나왔다.
여기는 뇌레브로의 대표 거리에서 좀 떨어진 곳이고, 걸어 다니다가 발견한 아이스크림 가게인데 'Nicecream'이라는 네이밍이 귀여워서 들어갔다가 아이스크림까지 먹었다. 가격은 29dkk.
수제 비건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곳이고, 환경 보호 같은 메시지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_ㅠ 맛은 아주 달지 않으면서 건강한 맛있는 맛.
원래 1960년대 노동력 부족으로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온 노동자들이 모여 살던 동네이지만 지금은 가장 뜨는 동네라고 한다. 미국의 여행 전문 매체 'Thrillist'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힙한 동네 Top 10에도 들었다는 동네.
주소 : Kødboderne 3, 1714 København V, 덴마크 (구글 맵에서는 Meat Pack Aps라고 치면 됨)
일단 들어가면 쿵쾅거리는 비트의 음악이 나온다. 어디서 누가 트는 건지 모르겠지만 힙한 느낌 충만!!
그리고 푸드트럭처럼 노점들이 간단하지만 다양한 음식을 팔고, 음료나 맥주 한잔씩 들고 자리 잡고 자유롭게 먹는다. 100dkk면 웬만한 건 다 먹을 수 있어서 음료 가격까지 200dkk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Pepito 라는 스페니시 푸드였는데 그냥 소세지 구운 것이었다!
오른쪽의 거대한 짐볼 같은 곳에서 파티를 하는 것 같았는데, 혹시 들어가 볼 수 있을까 하고 티켓 창구에 갔는데 매진이었다. 대체 뭐였을까.. 분명 힙했는데..
이렇게 혼자서 분위기 실컷 즐기다 왔다고 합니다..!
(사실은 시티바이크 총 3시간 넘게 타서 매우 지쳐있었다고 합니다..)
코펜하겐에 뇌레브로, 스톡홀름에 쇠데르말름이 있다면(여기에서 참고) 헬싱키에는 칼리오가 있다. 다만 Mid-summer 주간과 겹치는 바람에 거의 80%의 매장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ㅠ
주소 : Fleminginkatu 20, 00500 Helsinki, 핀란드 (여기도 동네 이름이라 Fargo Vintage 주소를 넣었다.
이름대로 빈티지샵인데, 의자나 조명 같은 종류가 제일 많았다. 유명 가구 중고제품부터 LP판, 말도 안 되는 제품(고장 난 전화기 등..) 인테리어 소품으로 쓸만한 것들을 많이 판매한다.
리얼 빈티지 제품이라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만약 이런 컨셉의 매장이나 쇼룸을 구성한다면 가져갈 만한 아이템이 참 많았다.
로스팅을 직접 하고 커피 맛이 좋아 이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라고 한다. (코펜하겐 뇌레브로의 Good Life 와 다른 카페) 실제로 커피 먹었을 때도 정말 맛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인데 굉장히 향이 진했다.
자리가 있었으면 잠깐이라도 앉았다 왔을 텐데, 나도 커피만 딱 사고 나와서 딱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 커피 살까 잠깐 고민한 거..? 북유럽 다니면서 지갑 부여잡는 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안타깝게 헬싱키 칼리오에서는 정말 들른 매장이 없다. 도시 전체가 차갑고 조용했던 건, 내가 휴가 기간에 간 탓이겠지..(눈물)
그래서 바깥에서 간판만 보고 안타까웠던 몇몇 가게들도 있었는데, 다음에 헬싱키 갈 기회가 생긴다면 이 동네는 꼭 다시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