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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도니 Aug 15. 2021

볼 수록 좋잖아

일상 감상문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여름의 작별 방식은 이렇게 쿨하다. 그렇게 쿨 방망이에 한 대 맞고나서야 올 한 해도 절반이 넘게 지난걸 깨달았다. 격정적인 사랑공세를 퍼붇던 남자친구가 뜬금없이 이별을 고하는 것만큼이나 냉혹하다. 그렇게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 찰라를 놓칠세라, 이 틈을 우울이 비집고 들어왔다. 너무 많은 생각이 나를 덮쳐, 어쩔 땐 고민이 머릿속에서 채 문장으로 완성되기도 전에 또 다른 문장이 시작되기도 했다. “아 졸업하면 어쩌… 어떻게 살면 좋을까.” 늘 같은 종류의 생각 속을 표류하는 것 같다. 이렇게 마음이 번잡할 때면 나는 습관적으로 봤던 영상을 또 보고 또 본다.


Happy Hippie Presents: Don't Dream It's Over (Performed by Miley Cyrus & Ariana Grande)

첫번째로는 마일리와 아리의 듀엣, <Don't Dream It's Over>. 일전에 BBC Live Lounge 보는  좋아해서 조회수 높은 순으로 영상을 정주행하다 Miley Cyrus 부른 <Summertime Sadness> 보게되었다. 기행으로 유명한 마일리가 이렇게 노래를  하는지   처음으로 알았더랬지.  뒤로 마일리 영상을   보다 Backyard Sessions  영상이 얻어 걸렸다. 둘의 하모니가 이렇게 좋을 줄이야. 개인적으로 원곡 보다  좋은데, 정식으로 음원을 내줬으면각자 쥐랑 유니콘 마자마를 입고서 노래를 부르는데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One Love Manchester에서 부른 버전보다  영상이  좋다. 자기 전에 들으면 기분 좋은 노곤함이 찾아온다.

Miley Cyrus covers Summertime Sadness in the Live Lounge

Happy Hippie Presents: Don't Dream It's Over (Performed by Miley Cyrus & Ariana Grande)



[한글자막] 나카시마 미카 - 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 (내가 죽으려고 마음먹었던 것은)

나의 십대때 우상 나카시마 미카. 한국에서는 눈의 꽃 원곡 가수와 영화 나나로 알려져있다. 가녀린 몸에 대비되는 카리스마와 허스키한 목소리가 압도적인 가수다. 앨범을 몇 장 샀을 정도로 좋아하던 가수였다. 이효리는 10분이면 된다고 했지만, 나카시마 미카는 이 6분 남짓한 영상으로 관객을 홀린다. 영상 속 미카는 온 힘을 다해 부르는데, 그 모습이 이유 없이 감동적이다. 댓글 중 “나카시마 미카는 이 노래의 가사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라는 말에 십분 공감한다.

[한글자막] 나카시마 미카 - 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 (내가 죽으려고 마음먹었던 것은)



Coldplay's FULL Pepsi Super Bowl 50 Halftime Show feat. Beyoncé & Bruno Mars! | NFL


끝으로 내 최애 영상, 제 50회 하프타임쇼. 한참 입시를 준비하던 때였는데, 점심 시간에 밥먹고 쉬면서 이 영상을 봤던 기억이 난다. 라인업은 무려 Coldplay, Bruno Mars 그리고 Beyonce. 때는 2016, 콜드 플레이가 앨범 <A Head Full of Dreams>로 메가 히트를 쳤다. 수록곡도 다 좋아서 주로 재즈를 틀기로 유명한 스타벅스에서 조차도 <Everglow>나 <Up&Up>를 틀어줬던 기억이난다. 영상은 Coldplay의 그 유명한 <Viva La Vida>로 시작해 <Paradise>, <Adenture of A Lifetime>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Bruno Mars가 <Uptown Funk>를 부르다 (사실 마크 론슨 곡이고 피처링을 브루노가 했는데 이젠 브루노 마스의 곡으로 아는 사람이 더 많을듯하다.) “Stop wait a minute!” 하면 비욘세가 댄서들이랑 대형을 이루며 <Formation>에 맞춰 입장하는 것까지 모든게 완벽! 공연에 심취한 가수와 그 공연을 즐기는 관중을 보면 나까지 덩달아 행복해진다. 최근엔이 영상을 볼 때다마 슬슬 BTS가 나올 때가 됐는데라 생각한다.

Coldplay's FULL Pepsi Super Bowl 50 Halftime Show feat. Beyoncé & Bruno Mars! | NFL



이렇게 좋아하는 영상을 다시 보며 내가 이 영상을 언제부터 보기 시작했고, 이 영상을 왜 좋아하는 지를 생각하면 자연스레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내가 지나왔던 시간들을 곱씹게 된다. 물론 그런다고 기분이 갑자기 좋아지진 않는다. 그래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다시금 집중하면 이런 계절성 우울에 덜 휘둘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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