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감상
장마 끝나기 무섭게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좀 시원한 음악을 찾다보니 아침부터 EDM을 듣기도 예사.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유명한 짤이있다.
말인즉 이런 체인점들이 경험상 저 위치에 있다는 뜻인데, 내게는 체인점들의 위치가 이러하더라라고 말할 수 있을만큼 많다라고 들린다. 하기야 나만해도 급하게 생리대를 사려고하면 근처에 올리브영이 어디있나부터 검색하고, 대게는 몇 블록 안 가 꼭 있기 마련이었다. 이런 체인점들의 좋은점이라면 해당 브랜드의 기프티콘을 선물해도 선물받는 사람도 근처에서 쓸 수 있을테니, 선물하는 입장에서도 맘 편하다. 내게 다프트펑크가 그랬다. 그냥 오면가며 볼 수 있는, 아니 들을 수 있는 곳에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2월 22일. 여느때처럼 아침에 눈뜨자마자 인스타를 정독하는데, 팔로우하는 외국 계정의 피드들이 다프트펑크 사진과 1993-2021이라는 숫자로 도배되어있었다. 설마하는 마음에 네이버에 검색했더니 역시나. 다프트 펑크는 유튜브에서 <EPILOGUE>라는 영상으로 해체를 알렸다. 다펑의 해체만큼 아쉬운게 있다면, 코로나만 아니었음 한동안클럽에선 다펑이 흘러나오지 않았을까. (코로나 때문에 클럽에 못 가본 20대들이 적지 않을텐데,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그렇게 오랜만에 다펑이나 들어보자 해서 들은 <instant crush>에 나는 정통으로 치였다. 그날부터 주구장창 <instant crush>를 들었더랬지.
십년 전엔 일렉트로닉 음악이 유행했다. 클럽에선 <we no speak americano> 와 LMPAO의 <party rock anthem> 같은 음악이 흘러 나왔다. 그리고 다프트펑크의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유튜브 뮤직에서 다펑을 한번씩 추천해줬는데 나도 요샌 트렌드에 맞춰 음악을 듣다보니 (대충 힙합 듣는다는 말) 잘 안 듣게 되었다. 그런 내가 돌고 돌아 다펑을 찾아 들었다. 말하고 보니 무슨 돌아온 탕아 같네.
십여년이라는 시간은 일렉트로닉과 다펑, 20대 초반의 나까지도 기억 속에 묻었다. 이십대 초반의 난 어떤 사람이었을까. 대학가의 학생들을 보면서, 나도 저랬을까 싶기도하고. 요즘 이십대 초반의 친구들은 뭘하고 놀까? 집에서 넷플릭스 보나? 요즘엔 어디에 취직하고 싶어하지? 지금도 공무원인가?? 그들의 젊음에 부럽다는 생각과 동시에 저 시간들을 어째저째 잘 지나온 내가 대견하기도하다. 그래도 그 시간들을 한번 경험해봤으니 그걸로 족하다.
안녕 다펑. 너희들이 이 글을 읽을 일은 없겠지. 나는 10년전 너희들의 음악을 즐겼던 30대야. 고마워. 오랜만에 너희들 소식을 들었는데 해체라니 씁쓸하다. 그래도 그 덕에 난 내 10년 전이 떠올랐어. 너희들은 내게 있어 마치 우리집 길모퉁이에 있는 빵집이야. 그냥 거기에 계속 있는 거야. 가끔 생각 나면 들를께. 너희들은 20대 초반, 내가 바보짓하는 동안에도 최고의 음악을 세상에 들려줬어. 굿바이 헬멧보이즈!
그리고 아래엔 내가 요즘 듣는 음악. 코로나가 끝나면 클럽엔 일렉트로닉이 다시 돌아올꺼라 믿는다!
Daftpunk - Instant Crush
Shouse - Love Tonight (edit)
Paradis - Toi Et Moi
Minelli - Rampampam
HVME - Goosebumps
Chemical Surf - Hey Hey Hey
Surf Mesa - ily (i love you baby)
Topic & A7S - Breaking me
Shoy, Izzie Naylor, Bart Howard - Fly me to the M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