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이도 무사히 지구별 도착!
그래도 역시 경험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가 맞나 보다.
분만일을 잡아놓고 집에서 육아 중인데,
뭔가 쎄한느낌이 들어 화장실을 갔고,
위기감이 올 때마다 무섭게 발동하는 촉이 이슬이 비쳤다고 곧 아기가 나올 거다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바로 신랑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밤이나 내일 아기를 낳을 것 같으니 알고 있어라 연락을 했고,
연락을 받고 놀랐는지 일찍 퇴근한 신랑과 함께 산부인과에 가보니 내 예상이 맞았는지 다음 날 일찍 병원에 와서 분만을 시도하기로 했다.
그날 밤, 급하게 시댁에 도움을 요청했고 바로 달려와주신 어머님과 아버님덕에 맘 편히 출산 짐을 꾸릴 수 있었다.
아버님은 손자 하나, 손녀 하나 보시는 게 좋으신지
치맥을 시켜드셨고 나는 내일이면 산삼이와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걱정과 홍삼이를 만난다는 설렘, 출산과 육아에 대한 심난함이 어지럽게 섞인 채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병원으로 출발과 동시에 때맞춰 진통이 시작되었다.
분만실에 도착하니 경산은 진행이 빨라 무통과 관장 등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시작한다 해서 더 정신없는 분만준비가 이루어졌다.
여전히 떨리는 분만실이었지만 초산 때 경험을 살려 최대한 심호흡에 집중한 나는 산삼이때보다 훨씬 수월하게 진통을 버티고 약 8시간 만에 홍삼이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도 홍삼이가 쑤욱 나오자마자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눈물을 또르륵 또르륵 흘리며 작은 생명체를 품에 안은 나는 진정한 연년생 남매맘이 되었다.
PS. 무사히 지구별에 온 걸 환영해, 홍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