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첫, 첫
산삼이가 6개월이 지나자 새롭게 먹일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때맞춰 첫니도 나기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새로운 음식들을 아이가 경험할 수 있게 되었는데,
아이가 처음 맛보고 표현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나의 커다란 즐거움이었다.
당시 나의 SNS에는 처음을 뜻하는 '첫'이라는
단어가 거의 도배되다시피 했는데 첫 떡뻥 이라거나 첫 아기요거트, 첫 아기치즈 등 산삼이에게는 새로운 음식과 맛을 경험하는 재미가, 나에게는 새로운 음식을 도전하고 난 후, 아기의 반응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산삼이의 반응은 파프리카를 처음 먹어봤을 때인데 스틱형태로 썰어준 파프리카를 한 입 물자마자 신맛이 느껴졌는지 눈을 찡긋거리며 몸을 부르르~ 떠는 그 반응이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한참을 배꼽 잡고 웃어댔다.
후에 알게 되었지만, 산삼이는 신맛 외에도 처음 맛보는 몇몇 개는 몸을 부르르~ 떨었는데 약간 강렬한 맛을 느낄 때 그런 반응이지 않았나 싶다.
먹는 건 가리는 것 없이 다 잘 먹어주는 산삼이 덕에
나도 다양한 요리와 음식을 경험시켜 주는 재미가 있었고, 이유식도 개월수에 맞게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아기의 행동반경이 점점 커질수록 머리카락이며 발가락이며 온 얼굴과 온몸에 밥알이 붙어있고, 어느 순간 퉤- 뱉어대서 열이 뻗치는 시기도 있었지만 대체로 모든 음식을 가리는 것 없이 다 잘 먹어주는 편이라 나는 내가 아이에게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일은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
PS. 육아는 자신이 있어도, 자신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