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습격
산삼이가 6개월쯤 되었을 때, 코로나의 시작을 알리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때는 잠깐 이러고 지나가는 거겠지'라고 생각해서 산삼이 돌잔치할 레스토랑도 예약하고, 귀여운 산삼이를 친척들에게 소개할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혼자 행복한 돌잔치를 상상했었다.
하지만 점점 심각해지는 코시국에 돌잔치 예약을 전부 취소하고 양가 가족들만 모시고 홈파티로 진행하게 되었다.
우리 귀여운 아기를 친척들과 친구들에게 소개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속상한 마음이 가득했지만 기쁜 날의 추억을 후회로 만들 수 없다며 안전한게 좋은 거다, 스스로를 달랬다.
집에서 돌잔치를 준비하자니 처음엔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막상 찾아보니 돌상과 한복을 함께 대여해 주는 업체도 많았고,
음식도 케이터링업체에 예약할 수 있어서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아쉬움이 남는 건 밤새 준비하느라 피곤한 나머지
화장도 못한 초췌한 얼굴로 사진을 찍어 차마 어디 공유를 못한다는 점인데, 당시엔 아이 낳고 잔머리가 새로 올라오느라 앞머리도 붕붕 떠있을 때라 가족사진 속 내 모습이 매우 부끄럽다는 것이다.(하하, 머리카락 달린 오징어같이 나왔다.)
비록 소규모 홈파티였지만 떡과 과일, 케이크까지
구색 맞춰 준비한 첫 셀프 돌잔치는 나름 성공적이었고, 뭐니 뭐니 해도 돌잔치의 하이라이트인 뽑기 시간에는(?!) 산삼이가 판사봉과 활, 마패 등 할미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만 기막히게 쏙쏙 골라 양가 첫 손주인 산삼이의 첫 돌은 웃음과 사랑이 넘치는 하루로 안전하고 행복하게 잘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