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인생의 전환점

소중함

by 반짝반짝 작은별


2주 만에 퇴원 후, 나는 집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샤워를 했다. 복부수술을 했다 보니 배에 힘도 안 들어가거니와 배랑 팔에 호스를 치렁치렁 달고 있어서 병원에서는 머리 감기와 발 씻기는 사치고, 양치 한 번 하기도 쉽지 않았는데 걸리적거리는 게 사라지니 너무 씻고 싶어서 수술부위에 봉지며 테이프며 수건까지 돌돌 말아 조심조심 씻고 나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상쾌함은 마치 날개가 생긴 기분이었는데 마치 땀을 잔뜩 흘린 더운 날, 집에 와서 샤워하고 나와 시원한 바람에 차가운 캔맥 한 모금 쭉 들이킨 기분이랄까?!


나는 내 인생에 수술이란 건 절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큰 고비가 한번 지나가니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다.


가장 큰 생각의 전환점은 아무리 힘들더라도 절대 자기 스스로를 해하지 말자는 거였다.

아무래도 가장 힘들었던 때, 스스로를 괴롭혀 몸이 아팠던 게 아닐까 싶어 자연스럽게 들은 생각이었는데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라더니 스스로에 대한 소중함을 잃어버렸었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되었다.


알고 있었지만 잊고 있었던, 너의 건강뿐 아니라 나의 건강도 최고라는 걸 다시 느꼈고

건강을 회복하며 다시 아이들과 함께 맞이하는 하루하루는 보지 못한 2주만큼 애틋하고 소중했다. 인생의 고비를 맛본 이 경험은 아직까지, 그리고 계속 나를 두 번 다시 깊숙한 어둠으로 끌고 들어갈 수 없게 봉인역할을 하고 있다.


4월 초에 입원을 했었는데 집에 오니 4월 말에 접어들고 있었다.

잠시 손을 놓았던 육아에 다시 뛰어들고 차츰 익숙해지니 가정의 달 5월이 되었다.


PS. 그땐 몰랐다.

5월이 이렇게 힘든 달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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