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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머스캣 Apr 24. 2023

[책과 삶] 이토록 평범한 미래

미래를 기억하는 삶



✔ 내가 사는 것은 결국 현재임을 다시 상기시켜 주는 책이다. 아주 근래의 시대적 배경을 갖고 있어 코로나 이슈도 등장하고 신문물도 등장을 한다. 하지만 결국 현대를 살아가는 이에게도 모두 실존에 대한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요즘 좋은 책을 따뜻한 문체로 많이 써주는 현대 여성 작가들과 문체의 분위기가 비슷하다. 편하게 담담하게, 때로 같이 동하며 읽었다. 내가 살아가는 시대여서 더 와닿았고, 지극히 평범한 인간관계와 사랑의 아주 사적인 일화들을 훔쳐본 느낌이다.


✔ "이 미래의, 두렵지만 우리를 매혹시키는 아름다움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건 우리에게 밤이 찾아와 피로해진 우리 육체가 잠들 때다. 과거라는 이름의 유령들은 잠든 우리 곁을 지키지만, 이제 우리는 거기에 없다. 우리는 다른 곳에서 태어난다."


✔ "그가 늘 믿어온 대로 인생의 지혜가 아이러니의 형식으로만 말해질 수 있다면, 상실이란 잃어버림을 얻는 일이었다. 그렇게 엄마 없는 첫여름을 그는 영영 떠나보냈다."


✔ "잊지 말 것. 영화를 보며 지훈은 중얼거렸다. 용기를 낸다는 것은 언제나 사랑할 용기를 낸다는 뜻이라는 것을. 두려움의 반대말은 사랑이라는 것을."


✔ "··· 푸코는 강의 내내 '내가 누구인지 묻는 근대의 주체화 방식을 뒤로하고 '내가 무엇일 수 있는지' 묻는 고대의 주체화 방식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식론적인 세계관보다는 내 안에 없는 나를 만들어가기 위해 스스로를 변형시켜 가는 실천적인 세계관으로 살아야 한다고 여긴 푸코에게 '영성(spiritualite)'은 철학과 대등한 지적 체계였다."


✔ "아는 것은 딜레마에 빠지게 하지만 선택하는 것은 딜레마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알게 한다. 하지만 이해는 행동하게 한다.··· 푸코가 절실히 매달렸던 주체화 개념은 김연수의 이번 소설들에서 동시대적인 삶이 품고 있는 질문의 형태로 현재화된다. 미래를 기억한다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묻지 않고 자신이 누구일 수 있는지 물으며 스스로를 변형시킨다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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