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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머스캣 Jan 22. 2023

[책과 삶]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공교롭게도 최근에 읽고 접한 책과 다큐들이 묘한 공통 맥을 공유하고 있었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회복탄력성> 그리고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모두 '마음이론'과 진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외집단, 내집단 편향을 언급한다. 이들의 말에 따르면 인간은 다정함과 공격성을 모두 가졌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발현되냐에 따라 모두가 상생할 수도, '우생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구태여 '우생학'을 언급한 이유는 이 모든 책에서 인간의 내집단, 외집단 편향성의 극단적인 발현 사례로 모두 '우생학'의 등장을 말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본 다큐멘터리 <알고리즘 인류: 민주주의가 위험하다>에서도 반갑게 현 사회의 문제점을 위와 같은 관점에서 조명했다.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공간이 갖는 특성이 인간의 외집단, 내집단 편향을 더 교묘하게 극대화시키는지, 그것이 어떤 혐오와 갈등을 빚어내는지 분석한다. 재미있게도 다큐멘터리에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저자인 브라이언 교수의 인터뷰도 나온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라 내가 접한 갖가지 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기분을 느꼈다.


 인류가 가진 생존 본능을 다정함에 가깝게 발현시킨다면 더 나은 세상이 될 거라는 나의 믿음을 확증편향하는 책과 다큐만 보고 지내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문득 든다. 그렇지만, 굳이 이와 반대되는 세상을 꿈꿀 필요는 없지 않을까.




� 이 책을 읽어 봤다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책의 제목이 얼마나 통쾌한 문장인지 알 것이다. 통쾌함을 넘어 내가 추구하는 선과 평등, 평화와 조화가 지지받는 기분까지 든다.


� 책의 아름다운 표지와 제목을 보고 독자들이 상상한 내용과 책의 전개는 아마 많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가 그러했듯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의 줄거리도 요약해서 올리고 싶지 않다. 혹시나 읽어볼 사람들이 느낄 놀라움의 감정을 방해하고 싶지 않다.


� 회고록이자 에세이라고 하지만 나는 중간중간 이것이 소설이 아닌가 의심했다. 책에서 다루는 인물과 서사들이 실제 했다는 사실도, 그들을 좇는 1인칭 작가의 시점도, 그리고 소설 같은 수려한 문체들도 논픽션이라는 것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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