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없이 좋았다
새로 이사한 곳은 아이들 키우기에 너무 좋은 환경이 갖추어져 있었다. 조용한 주택가였고 인근에 큰 산이 있어 공기도 맑고 쾌적했으며 새로 지어진 신축빌라들이 형성되어 있어 동네가 깨끗했다. 그럼에도 큰아이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었는지 불안감이 높아 힘든 시간들을 겪기도 했다.
남편의 지혜로움으로 아이의 불안이 점차 나아지고 있을 무렵 동네를 더 자세히 보고 탐색하니 좋은 점이 많은 동네였음을 알게 되었다.
집 바로 앞엔 문화센터도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도 있고 수영장도 있다. 문화회관 앞에 큰 마당이 있었는데 그 규모가 남다르다. 모든 것이 좋았던 동네였지만 유일하게 아쉬운 것은 놀이터가 없다는 거였다.
그 앞마당은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허용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비록 그네며 미끄럼틀은 없는 곳이었지만 동네아이들의 놀이터로 손색이 없을 만큼 좋았다.
자전거를 타도 좋고 인라인을 타도 좋았다. 돗자리 깔고 앉아 서로 게임을 하고 놀기에도 제격이다. 술래잡기를 하기도 하고 달리기 시합도 한다. 아빠와 함께 하는 날은 축구하는 것을 제일 좋아했다.
계절마다 아이들을 위한 행사도 열렸으며 다양한 체험부스를 이용하는 특혜를 누리기도 했다.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 관람기회도 주어졌다.
급하게 이사를 해야 하느라 정확한 정보를 갖고 동네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살다 보니 기대이상으로 좋은 동네였다. 그곳으로 이사하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둘레길도 잘 형성이 되어 어린아이들과 함께 오르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고 살면 살수록 주변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집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거리엔 아이들 물놀이하기에 최적화된 계곡이 있다. 좀 더 가면 규모가 꽤나 큰 공원도 있고 바닥분수도 있어 여름이면 슬리퍼 신고 마실 나가 놀기 딱 좋은 곳이다.
특히 여름이면 아이들 물놀이 용품 챙겨 계곡을 향했고 아이들의 체력은 도무지 방전되는 일이 없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도 물속에서 헤엄치는 아이들은 도무지 뜨거운 줄 모르고 지치지 않는다. 놀다 배고프면 배 채우고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어 첨벙첨벙거리며 그리 행복한 얼굴들이다.
하루 온종일 오롯이 혼자서 물속에서 노는 두 아이들 케어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지만 그 맑은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소리는 그 시간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요동쳤다.
그렇게 타오르는 여름해가 꺾여 저물도록 물속에서 나올 줄 모르던 아이들은 남편이 퇴근시간이 되어 픽업하러 와야만 물놀이가 끝나곤 했다.
아이들이 가장 행복해했고 그 어느 때보다 보람되고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그 시절은 아이들과 잊지 못할 소중한 장면으로 마음깊이 새겨졌다.
새로운 환경은 우리에게 더없이 좋았고 항상 부지런히 움직이며 고스란히 다 누리다 보니 아이도 나도 마음의 불안들이 해소가 되고 치유가 되는 시간들이었다.
뜻밖에 주어진 환경은 우리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