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의 입장

by 곽채운

" 똥" 하면 생각나는 것은 제일 먼저 더럽다!!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우리 일상생활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더럽지만 중요한 것이다.


똥이라고 하면 아이들은 아주 좋아한다.

똥!!이라고 말만 해도 아이들은 까르륵까르륵하면서 폭소를 터트린다.

하지만 어른들은 불편한 단어라고 느낀다.


나의 건강과 관련되어서 말하거나 의사가 물어봤을 경우에만 말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누군가가 똥 이야기를 거침없이 한다면 유아적이라고 생각하거나, 유치하다, 또는 예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똥과 연관된 속담이나 격언도 많다.

: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

: 똥 누러 갈 적 다르고 올 적 다르다.

: 똥은 말라도 구리다.

등등 아마도 찾아보면 더 많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똥이 더러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말에 대해서 오늘은 생각해 본다.

이 속담의 의미는 악하거나 같잖은 사람을 상대하지 않고 피하는 것은 그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상대할 가치가 없어서 피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무서워서 피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존심이나 체면을 지키기 위해 “더러워서 피한다”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뜻은 피하는 사람의 입장이다.

피하는 사람 입장에서 내가 피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거나 핑계를 댈 때 사용한다.


반대로 똥의 입장에 대해 생각해 보련다.

똥은 나를 대하는 상대방이 왜 나를 피하는지 모른다. 더러워서 피하는지... 아니면 무서워서 피하는지..

이건 철저하게 똥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나름이다.


똥의 입장에서

상대방이 나를 더럽다고 생각해서 피한다고 생각한다면 자존심 상할 수도 있다.

난 그렇게 더럽지 않아!!! 그리고 냄새도 안 나는데 왜 냄새난다고 하는 거야?!!!

라고 소리치고 싶을 것이다.

피하는 입장에서 너는 더러워서 내가 피하는 거야라고 아무리 말해줘도 똥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반대로 똥 자신도 본인이 냄새나고 더러워서 상대방이 피한다고 생각한다면..

한 없이 나약해질 것이다.

또 내가 더럽고 냄새나서 피하는구나.....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구나....ㅠ

이렇게 본인의 존재에 대해 가치 없다고 생각하고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똥 입장에서 상대방이 나를 무서워해서 피한다고 생각한다면

똥은 상대방을 오히려 약 잡아 볼 수도 있다.

내가 무서워서 저렇게 피하고 있구나~

역시 난 무서워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어~~

하면서 자신감이 넘쳐 나는 똥이 되거나 안하무인의 똥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공동체로 살아간다.

매일 보는 사람들도 있고 , 때로는 평생에 한 번 보고 끝나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대화가 잘 통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언쟁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언쟁의 끝에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똥이 무서워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라면서 그 자리를 피하면서 떠난다.


그러면...

남은 사람은

역시 내가 언쟁에서 이겼어~ 내가 말하는 것을 논쟁이나 힘으로 이길 수 없으니 저렇게 도망가는구나~~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다.


똥처럼 더럽거나 냄새 나서 상대방이 피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보다

자신이 무서워서 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


이 얼마나 오만한 인간의 모습인가?!!!!

자신은 절대 더럽거나 냄새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와 대화를 하다가, 때로는 언쟁을 하다가 나를 피한다면

내가 얼마나 더럽고 냄새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내가 한 행동! 중에 더러운 행동은 없었는지?...

내가 한 말! 중에 냄새나는 말은 없었는지?.....

어리석게도....

이겼다는.. 내가 무서운 똥이 되었다는 생각으로 승리의 기쁨에 다른 사람들에게 이 상황을 떠벌리기도 한다.


10대, 20대, 30대 때에는 내가 무서운 똥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내가 무서운 똥이 아닐 수도 있고..... 내가 더럽고 냄새나는 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알았을 때 남모를 부끄러움에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었다.

얼마나 내가 어리석고 사람들에게 무례했는지....

그 당시엔 내 생각과 내 말이 곧 정의라고 생각하고 내 말이 무조건 옳은 말이라 생각했다.


후회하면서 앞으로는 더럽고 냄새나는

똥이 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다.


상대방이 나를 피하는 것은 내가 더럽고 냄새 나서 피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각자 어떤 똥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상대방이 나를 더러워서 피하는지 무서워서 피하는지????


대부분은 더럽고 냄새나서 피한다.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다. 착각하지 말자~~~~!!!


똥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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