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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인젠틀리 Oct 16. 2024

마음의 피부가 얇게 태어났어요

처음 들을 때 순간적으로 숨을 멈추고

마음 다해 듣게 만드는,

온 마음에 스며들게 되는 노래가 종종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 일들이 있지..."

로 시작하는 아이유의

'아이와 나의 바다'가 바로 그런 노래이다.  


이 노래가 나에게 왜 이렇게 강렬하게 다가왔을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는 어떠한 기쁨도 크게,

어떠한 슬픔도 강하게 느낀다.

길을 걸을 때 누군가가 눈물을 흘리며

내 앞을 지나가면

그 사연을 모르는 중에도,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면서도,

그 슬픔이 고스란히 내게로 전이되는 것 같은

고통을 느낀다.  


누군가는 행복이라고 생각도 못할

작고 작은 찰나의 순간이

내 마음속엔 너무나 또렷하게,

아주 오랫동안 살아서 날 다시금 웃게 하고


다른 누군가는 돌아서면 기억도 못할 말 한마디,

눈짓 하나에도

나는 계속해서 마음이 베이기도 했다.


그런 나의 섬세함을 아끼고 사랑해 준 이들이  있었다.


그런 나를 딱하게 혹은 답답하게 여겨

"쿠크다스 심장"

"유리멘탈"

원한적 없는 꼬리표를

손수 달아주는 이들도 있었다.


감정적인 예민함을 갈아치워야 할

치명적 단점인 것처럼 대하는 시선에

한없이 움츠러들던 시절

유튜브에서 영상 하나를 발견했다.

    

담담한 위로가 되었던 알쓸신잡 유시민 씨의 한마디.  




허수경 시인의 글을 읽으면,

피부가 얇은 사람을 보는듯하다고 했다.

조금만 추워도 애는 듯한 추위를 느끼고,

조금만 뜨거워도 불에 데는 듯한 고통을 느끼는

그런 사람.


섬세함을 어떤 불편함이나 애로사항으로 바라본다기보단

그런 탁월한 예민함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문학을

탄생시킨 게 아닐까 짐작해 보는 어투였다.


나에게 해 준 말이 아니었음에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받은 것만 같던

그날의 감격을 어찌 잊을까.      

 

얇은 피부를 두껍고 단단하게 만들 고민으로

방황하던 날들에 작별을 고하고

나는 얇은 피부로 신명 나게 살아보기로 했다.  

첫 번째 매거진은 풍부한 감성으로 바라보고 느끼는

일상의 순간순간들을 담아보려고 한다.


휩쓸려 길을 잃어도 자유로와
더이상 날 가두는 어둠에 눈 감지 않아
두 번 다시 날 모른 척 하지 않아

그럼에도 여전히 가끔은
삶에게 지는 날들도 있겠지
또다시 헤매일지라도
돌아오는 길을 알아

아이유의 "아이와 나의 바다"중에서







여린 마음을 가진 분들에겐 공감과 위로가,

폭발하는 T력에 감수성 한 스푼을

추가하고 싶은 분들에겐

새로운 시각을 선물해 주는 매거진을 꿈꿉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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