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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환철 Apr 03. 2023

결혼에 대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

내 마음의 이상형은 무엇일까?

결혼은 인륜지대사라고 한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만큼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오늘날 계속해서 높아지는 이혼율은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보여준다. 예전처럼 참지 않고 아니다 싶으면 결단을 내리는 풍조도 한몫하고 있겠지만 세 커플 중 한 커플은 이혼한다고 하니 참으로 놀랄 일이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결혼 때문에 슬픔과 불행을 겪고 이혼이라는 탈출 버튼을 누르게 되는 것일까? 삼포 세대, 오포 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세대들의 혼인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가정을 이루는데 필요한 조건이 점점 복잡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가 왜 그렇게 변해가는지 궁금해졌다. 그러던 중에 지인이 결혼을 고민하는데 어떤 걸 봐야 하는지 묻길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나니, 배우자를 고를 때 어떤 점 봐야 하는지 한번 정리해 보면 좋겠다 싶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우리는 주로 이상형을 묻곤 한다. 이상형에는 키가 몇 이상이면 된다. 체형은 어떠하면 좋겠다. 등의 외형에 대한 정의도 있고, 어른을 공경해야 한다든지 아이를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성격이나 성품에 대한 이상형도 있다.


  첫 번째는 삶에 대한 태도이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를 외치던 최희준(물론 나는 이승환 버전으로 접했다)처럼 삶을 그저 흘러가는 대로 소모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고 외치는 열정이 넘치는 부류가 있다. 입신양명 vs 안분지족이랄까.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이를 위한 자기 효능감을 느끼는 입신양명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그저 주어진 대로의 여건에 순응하는 안분지족의 생활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태도의 문제는 경제적 문제로까지 확장되어 둘 사이의 다툼을 가져오곤 한다. 저 사람은 왜 이렇게 피곤하게 살까?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나태하게 살까?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게 되고 상대방을 나에게 맞추라고 강요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활동반경이다. 요즘 유행하는 MBTI의 I형이냐 E형이냐와도 관계가 있는 항목인데 사람 사이의 만남을 좋아하고 야외활동을 선호하는 사람은 주말에 집에 붙어 있지 못하고 언제나 다른 곳으로의 여행을 준비한다. 집에서 아무 활동도 안 하고 있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고 보다 많은 경험과 활동만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집돌이, 집순이 스타일의 사람이라면 소파와 물아일체가 되어 리모컨을 벗 삼아 주말을 보내곤 한다. 넷플릭스는 최고의 친구다. 한번 나가려면 큰맘 먹어야 하고 야외활동을 하면서도 얼른 들어가 쉬고 싶은 마음이 몸을 지배한다. 뭐든 극단적인 건 좋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이상의 활동영역 불일치가 있으면 서로 지쳐가게 된다. 그러다가 서로를 포기하고 각자의 활동을 찾게 되면 관계는 소원해지고 다른 사람이 마음에 들어오기도 한다.


  세 번째는 정리에 대해 얼마나 민감한 지다. 집이 어질러지거나 지저분해지는 걸 참지 못하고 즉각적으로 치우길 원하는 깔끔이와 세월아 네월아 하며 좀 지저분하면 지저분한 대로 손님이 오거나 어떤 이벤트를 앞두고 서야 청소를 하는 무던한 사람은 작은 거 하나에도 서로 다툴 수밖에 없다. 거의 대부분 깔끔이가 무던 이에게 잔소리를 시전하고 무던한 사람은 초반 버팀을 하다가 결국 백기 투항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금방 다시 돌아오는 어지러운 환경은 공격자나 수비자 모두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게 된다. 로봇 청소기의 진화와 식기세척기라는 훌륭한 원군에 의해 예전만큼의 부담은 없어졌지만, 여전히 환경정화에 관한 생각은 좁혀지지 않는 문제일 수밖에 없다. 혼수 필수가전이 건조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로 바뀌었다고 하니 이 부분은 기술로 극복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네 번째는 스킨십 친화도이다. 사실 이건 결혼 전에 성향을 파악했더라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10년 차쯤 되면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듯이 초반에 열렬히 사랑하는 관계여도 육아 스트레스나 체력 저하, 업무부담 등으로 인해 부부관계를 중단하거나 의무방어전 성격으로 임하는 부부가 많다. 적절한 관계는 노화를 막아주고 우울감을 없애주며 스트레스를 줄여준다고 많은 의사가 주기적인 관계를 추천하곤 한다. 실제로 일부일처제 형태의 지금의 결혼제도에서 좋은 파트너가 존재한다는 건 행복에 대단히 큰 부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다섯 번째는 신체적인 조건에 대한 노력이다. 너무 어렵게 표현했지만 2세를 위해 키를 보거나 얼굴을 본다고 하지만 일단 정했으면 만족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서로 뜨겁게 연애할 때보다 변하지 않는다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배불뚝이 아저씨나 ET형 몸매, 임신부의 몸매를 시종일관 유지하는 배우자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이건 단순히 몸매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해야 할 의무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은 25살 이후에는 생성되는 세포보다 소멸하는 세포가 많은 노화가 진행된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 신체 기관들도 AS가 필요하게 되고 병원을 가까이하게 된다. 평소 체력을 관리하거나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모든 일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밑바탕이 되는 것이 신체 에너지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종교관이다. 종교가 같다면야 가장 좋지만 다르다면 그 종교를 수용해 줄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 교회를 다니는 데 십일조에 대해 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한다거나 매주 절을 방문하기 위해 집을 비우는 배우자를 이해할 수 없다면 다툼이 잦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따르거나 둘 다 종교활동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종교활동은 인간의 정신적 안정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경우가 많기에 될 수 있으면 믿음을 갖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조건을 정리하자면 좋은 배우자란 삶에 대한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보이고 활동적이며 깔끔한 성향을 중시하고 공감 능력이 좋아 때에 맞게 표현을 하고 자기 건강을 관리할 줄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좋고 나쁨은 개인마다 중요시하는 기준이 다르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자 한다면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예전에는 결혼 전에 궁합을 보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궁합은 각자의 명리(사주팔자)를 통해 재물운, 부부운, 자식운, 부모운에 대한 어우러짐을 보는 행위로 지금까지 이야기한 생활 태도, 성향, 관계성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준다. 궁합을 믿지 않거나 보지 않는다면 배우자와 평생을 함께하자는 언약을 하기 전에 꼼꼼히 내가 맞출 수 있는 부분과 포기할 부분에 대해 고민해 보는 걸 추천한다.



  전반적으로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은 단지 육체적 매력이나 개인적 선호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의 가치, 믿음, 그리고 생활 방식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에 근거해야 한다.  결혼 전에 어떻게 알 수 있나 궁금한 분이 있을까 해서 팁을 주자면 여행이나 어떤 프로젝트를 함께 해본다면 그 사람이 어떤 타입인지 더불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이 글을 읽고서 "그럼 당신은 좋은 배우자와 살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을 하자면 "난 많이 부족하지만 나에겐 과분한 사람과 살고 있고 항상은 아니지만 가족 안에서 자주 행복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이 글은 많은 부부싸움에 대한 경험과 주변의 갈등상황을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한 결과물이다. 우리는 모두 관계 속에 살아간다. 관계는 상호 보완적이며 상대적이란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헌법의 초안을 작성했고 100달러 지폐의 주인공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결혼 전엔 두 눈을 크게 뜨고 결혼하면 반쯤 감아라"라는 말을 했고,

예언자를 쓴 칼린 지브란은 “서로 그대의 가슴을 나누라, 그러나 지니지는 말라.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있어선 안된다"라 했다.


 당신이 어떤 상황이든 좋은 선택을 하길 바란다.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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