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 봄을 보내는 아쉬움과 여름을 맞는 설렘이 교차하는 아침입니다. 오늘은 평소와 달리 광역버스를 타고 출근길에 올랐습니다. 목적지는 서울 무교동에 있는 NIA 서울사무소로, 오늘 행정안전부의 ‘데이터 분석 전문인재 양성과정’ 입교식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를 꿈꾸는 저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였죠.
엄청 친절했던 8800 기사님 감사합니다
출근길 정체로 예상보다 늦게 도착했지만, NIA 대회의실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원형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몇 개의 앞자리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죠. 다음 주부터는 더 일찍 출발해야겠다는 아쉬움이 잠시 스쳤으나,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참석자들은 기분 좋은 설렘과 긴장감에 차 있었고, 5개월 동안 진행될 여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습니다.
교육 담당자의 안내가 시작되자 모두가 집중했습니다. 환영 인사와 함께 이 과정을 준비하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는 그의 말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내부 논의와 협의 과정, 전문 강사진 섭외, 예산 확보 등 많은 분들의 노력이 담겨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 덕분에 이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능숙한 진행을 보여주신 조지클루니를 닮은 센터장님이 참석자들을 소개할 때,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함께 한다는 것에 기뻤습니다. 작년 과정에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함께였는데 올해는 중앙정부와 공공기관 그룹을 지자체 그룹과 별도 운영한다고 해서 적잖이 실망을 했었습니다. 당연히 지자체 간 협력도 중요하지만 실제 과제를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에는 전문영역이 있는 중앙정부나 공공기관과의 협업이 필요했거든요.
김준희 공공데이터국장님의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지난번 화성시 방문 때 뵌 분이라 더욱 반갑고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데이터는 미래 행정의 핵심이며, 우리는 데이터 기반 행정을 선도하는 리더가 될 것이라는 국장님의 당부에 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NIA 정종열 본부장님과 데이터 사이언스 협회 박영식 교수님의 기대에 찬 말씀도 이어졌습니다. 과정실무를 담당한 연구원께서 소개해주시는 실무 중심의 커리큘럼과 1:1 멘토링, 팀 프로젝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설명에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대학원 커리큘럼
작년 수료생 두 분 소감은 본 과정이 데이터 분석 역량 향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저도 자유 발언시간에 작년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으며 힘들게 지원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했고, 많이 부족하지만 진짜 데이터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정과 끈기를 갖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3일짜리 교육도 참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원 수업처럼 잘 짜인 장기 교육에 참여할 수 있었던 건 행정안전부 주관이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점심시간엔 무교동 직장인 맛집 무교동해장국에 갔습니다. 항상 주변 직장인들로 대기 줄이 있는 맛집이죠. 옆에 있는 순댓국집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강력한 라이벌을 두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변화를 추구해야 할지, 어떤 혁신이 필요할지, 전통을 유지하며 몇십 년째 장사를 이어오는 힘은 무엇인지 고민해 봤습니다. 내 삶에 강력한 라이벌이 있다면 나는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긴 줄이 끝나고 맛있는 식사를 했습니다. 시원한 국물이 일주일 전 마셨던 알코올 기운까지 날려주는 것 같습니다. 식사를 하고 걷는 청계천에서 서울 직장인의 로망을 맘껏 누리며 산책했습니다.
오후 시간에는 자기소개와 1일 차 교육이 이어졌습니다. 박영식 교수님의 유쾌한 재치가 빛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모든 교육생 중 가장 힘든 대상이 공무원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지 않은 게 일반적인 사실입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고 조금이라도 친근하게 다가가는 노력은 아마도 입교생들의 특징을 빠르게 파악해 도움이 되는 코칭을 하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교육생들의 자기소개를 듣는데, 열정 있는 청년, 스포츠 분석을 좋아해 데이터에 입문한 분, MBTI를 믿지 않는 샤이가이, MOU 전문가, 고독사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분 등 정말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함께 했습니다. 각자의 환경은 달랐지만 데이터라는 공통분모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박영식 교수님의 ‘데이터 리터러시’ 특강은 딱딱한 이론 설명 대신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서의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로 가득했습니다. 기술만을 배우는 과정이 아닌 마인드까지 염두에 둔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마지막 옆에 앉은 짝꿍과 하는 하브루타 시간은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조금 더 친해질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잘 준비된 프로그램으로 입교식과 1일 차 교육이 알차게 마무리되었습니다. 5개월이라는 대장정의 든든한 동료를 만난 첫날, 우리의 가슴에는 데이터로 세상을 밝히겠다는 뜨거운 열정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교육과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기대됩니다.